금감원, '불판' 금융상품 판매중지 명령..불사금 특사경 계좌동결 추진

권화순 기자
2025.12.22 10:00

금감원, 금융소비자보호 개선 로드맵 공개.. 대통령 지시한 불사금 특사경 검토·금융상품 판매제한 명령권 도입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이찬진 금융감독원장과 임직원들이 29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금융소비자보호 강화를 위한 임직원 결의대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25.09.29. jhope@newsis.com /사진=정병혁

앞으로 대규모 금융소비자 피해가 예상되는 금융상품은 금융감독원이 소비자 위험대응 협의체를 구성해 신속하게 상품판매 중단 명령권을 발동하게 된다. 현재는 법적 근거 등이 부족해 현장검사를 진행하는 동안에도 수개월 간 문제 상품이 판매되는 사례가 빈번해 소비자 추가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불법사금융, 보이스피싱, 가상자산 투자사기 등에 대해서는 금감원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을 도입해 계좌를 추적하고 이용계좌를 동결(지급정지)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금융감독원은 내년을 실질적인 금융소비자보호 원년으로 삼고 금융소비자보호 개선 로드맵을 수립했다고 22일 밝혔다.

금감원은 그동안 금융회사 건전성 감독·검사 중심으로 운영돼 금융소비자보호에는 소홀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재명 정부 출범 초기 금융소비자보호 기능을 분리·독립하는 감독체계개편 위기에 직면하기도 했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지난 8월 취임 이후 금감원 조직을 소비자보호 기능 중심으로 재편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이번 로드맵 수립을 통해 △사전예방적 소비자보호 체계전환 △소비자의 자기결정권 실질적 보장 △금융소비자 금융후생 극대화 △금융안전망 획기적 강화 △금융소비자보호 DNA 무장 등 5개 추진 방향을 공개했다.

먼저 사전예방적 소비자보호를 위해 '모니터링→위험 포착→감독·검사→시정·환류로 이어지는 리스크 기반 소비자보호 감독체계를 추진한다. 모니터링 결과 중대위험 요인이 포착된 상품은 금감원장 직속의 소비자보호총괄 부문 산하 소비자 위험대응 협의체에서 경영진 면담, 현장검사 등을 진행한다. 1단계 주의, 2단계 경고, 3단계 위험 등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특히 대규모 소비자피해가 예상되는 3단계는 대규모 현장검사 뿐 아니라 판매제한(중단) 등의 고강도 시정조치에 나선다.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이나 단기납종신보험 등 소비자피해가 우려되는 상품판매 쏠림 현상이 벌어져도 그동안에는 금감원이 강제로 판매중지 명령권을 행사할 수 없었다. 향후에는 법적 근거를 마련해 상품변경 권고나 상품판매 중단 명령 등을 발동한다.

불완전판매에 따른 손해발생 시 징벌적 제재 등 금융회사에 대한 엄중조치와 함께 기초서류 변경권고가 가능하도록 개선하고, 특히 소비자 권익보호를 위해 필요한 경우 소급효도 인정키로 했다.

상품개발·설계시 원금 손실 위험 요인이나 보험에서 보장하지 않는 보험사고, 대출상품의 금리변동 위험 등 핵심위험을 정의해 금융회사 자체점검 강화도 유도한다. 해외부동산펀드는 출시 단계에서는 점검 보고서에 CEO(최고경영자) 서명이 의무화 된다. 보험상품의 경우 신의료기술 신규담보 등은 반드시 사전신고하고 담보별 보험가입한도를 기초서류에 기재해야 한다. 고난도 ELS는 원금손실 조건 충족 이전에 조기경보 알림제가 새롭게 도입된다.

소비자 선택권 보장을 위한 안내와 공시는 강화된다. 실손보험 비급여에 대해 보험사가 계약체결, 갱신, 보험금 청구시 소비자 유의사항을 안내하고 보험대리점(GA) 상호에는 보험대리점 표기를 의무화 한다.

신용카드 단종시 고지 및 대체발급 절차를 개선하는 한편 저축은행 퇴직연금 정기예금 만기를 소비자 수요에 맞게 다변화 한다. 치매환자가 가족 등을 통해 금융거래를 할 수 있도록 개선하고 신용카드 이용정지부터 해지까지 클릭 한번으로 편리하게 처리토록 한다.

금융후생을 소비자이익으로 환원위해서는 저축은행의 대출금리 산정체계가 개선되며 외담대·셀러론 등 판매기업에 대한 상환청구권이 있는 은행권 결제성여신 대출 현황을 전수조사해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한다. 태아보험 가입시 난임 태아 사실을 고지 대상에서 제외하고 카드사 채무면제·유예서비스 등 유료 부가서비스 가입내역의 안내는 더 강화된다.

민생금융범죄 원스톱 대응 체계도 구축된다. 금감원의 조직과 인력을 보강해 수사·단속→피해구제→피해예방 등 단계별 유기적 연계가 강화된다.

특히 불법사금융과 보이스피싱 등에 대한 수사·단속 등 현장 대응을 위해 민생범죄 특사경 유관기관 협의체 구성을 추진한다. 이재명 대통령도 금감원의 불사금 특사경 도입에 대해 지난 19일 업무보고에서 검토를 지시했다. 금감원은 특사경 도입시 불법사금융, 보이스피싱, 보험사기, 불법금융투자 및 가상자산 투자사기 등 민생금융범죄별 전담 수사팀을 운영할 계획이다.

특사경은 범죄 정보 수집 및 분석 기능을 수행해 수사의 실효성을 제고할 예정이다. 예컨대 범죄자금 흐름을 추적해 이용계좌 동결(지급정지)를 통해 범죄수익 유출을 방지·환수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대부업법을 개정해 금감원 민생 특사경에 불법사금융 혐의 계좌동결 권한 부여가 필요하다.

금감원 관계자는 "로드맵 추진방향에 따른 세부 과제들은 내년도 업무계획에 반영해 속도감 있게 추진할 예정"이라며 "법규개정이 필요한 사항 등은 금융위 등 관계부처와 긴밀히 소통·협의해 세부 추진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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