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역시 대통령이 임명한 사람" 호소에도…장민영 행장, 출근 또 무산

김미루 기자
2026.02.10 09:48
장민영 IBK기업은행장이 취임 19일째인 10일 서울 중구 본점에 출근을 시도하며 노조에 협조를 요청했지만 출근이 또다시 무산됐다. /사진=김미루 기자

장민영 IBK기업은행장이 임명 19일째인 10일 서울 중구 본점에서 "저 역시 대통령께서 임명한 사람"이라며 노조에 협조를 요청하고 출근을 시도했지만 출근이 또다시 무산됐다. 노조는 총액인건비제를 이유로 미지급된 시간외수당을 지급받을 때까지 출근 저지 투쟁을 이어간단 방침이다.

장 행장은 이날 오전 8시36분쯤 본점 앞에 도착해 노조 측과 약 4분간 대화를 나눴으나 노조의 출근 저지로 건물로 들어가지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 지난달 23일 첫 출근 시도 이후 본점에 들어가지 못한 지 19일째다. 이번이 임명 이후 두 번째 출근 시도다.

장 행장은 노조와 만나 "이 문제 해결이 대통령께서 지시한 사항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고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며 "저 역시 대통령께서 임명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출근 저지에 대해 이해하지만 정상적인 업무 수행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은행장으로서 정상적 업무 수행을 하면서 정부와 협상할 수 있도록 노동조합에서 협조해주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노조 측은 총액인건비제로 인해 지급되지 않은 시간외수당 문제를 제기했다. 류장희 금융노조 기업은행지부 위원장은 "2조7000억원의 이익을 내고 배당으로 다 가져가면서 직원들의 시간외수당은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피와 땀 같은 수당을 왜 수년에 나눠 받아야 하느냐"고 했다. 이에 장 행장은 "결정된 사안은 아니며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답했다.

출근 시도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장 행장은 "총액인건비 한도 내에서 기업은행의 특수성을 감안해 부분적 예외 승인을 허용해달라고 정부에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다"며 "정부와 큰 틀에서는 공감대가 형성돼 가고 있고 지속적으로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출근 저지로 정상적인 업무 수행에 차질이 있는 만큼 노조가 이런 부분을 감안해 제가 업무를 수행하며 정부와 협상할 수 있게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더 이상 상황이 악화되지 않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기업은행 노조는 총액인건비제로 인해 시간외근무수당이 보상 휴가로 대체됐지만 실제 사용이 어려워 사실상 '임금체불'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1인당 평균 약 1100만원 규모로 추산되는 미지급 수당에 대한 보전 방안이 마련될 때까지 출근 저지를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장 행장의 공식 취임식도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장 행장은 그간 을지로 인근에 마련한 임시 사무실에서 업무를 이어오고 있다. 역대 기업은행장 가운데 출근 저지 투쟁이 가장 길었던 사례는 윤종원 전 행장으로 2020년 취임 27일째에야 첫 본점 출근에 성공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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