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금융이 일찌감치 선점한 외국인 전용 대출 시장에서 국내 최초로 대출 1조원을 돌파했다. 국내 거주 외국인 수가 지난해 278만명을 돌파한 가운데, JB금융의 외국인 대상 금융 경쟁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JB금융의 지난달 말 기준 외국인 대출 잔액은 1조26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북은행 6538억원, JB우리캐피탈 3101억원, 광주은행 630억원으로 그룹 합계 1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김기홍 JB금융 회장이 목표로 제시한 '외국인 대출 잔액 1조원 달성'을 달성한 것이다.
특히 지난해 한 해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전북은행은 59%, JB우리캐피탈은 100% 각각 증가했다. JB우리캐피탈의 경우 지난해 출시한 외국인 자동차 담보 대출 상품이 높은 인기를 누렸다. 광주은행은 외국인 신용대출 상품을 출시한 첫 해 500억원을 넘어섰다.
외국인 대상 신용대출은 신용평가가 어렵고, 해외로 도주 시 부실 우려가 커 대형 시중은행이 꺼려왔던 영역이다. JB금융은 남들이 안 하는 틈새시장을 노려야 승산이 있단 생각으로 이 분야를 '블루오션'으로 판단, 시장에 뛰어들었다.
전북은행은 2016년 국내 최초로 외국인 대출 상품 'JB 브라보 코리아'를 내놨다. E-9(비전문취업) 비자를 받은 외국인에서 F-4(재외동포), F-5(영주), F-6(결혼이민) 비자를 받은 외국인까지 대상을 꾸준히 넓혔다. 지난해 1월 외국인 대출 시장에 처음 뛰어든 광주은행은 같은 해 7월 국내 최초로 외국인 유학생 신용대출을 출시하기도 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국내 거주 외국인 수는 2021년 말 195만명에서 지난해 말 278만명으로 43% 급증했다. 과거 국내 외국인 근로자는 저임금 생산직 인력이 중심을 이뤘다면, 최근에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연구개발(R&D) 분야에서 인력 부족이 심화되면서 석·박사급 고급 외국인 인재 채용이 확대되고 있다. 고숙련 전문직 외국인 근로자의 비중이 확대되며 새로운 고객군으로 부상한 것이다.
국내 시중은행들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외국인 대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신한은행, 하나은행, NH농협은행 등이 지난해 8, 9월부터 외국인 근로자 대상 신용대출 상품을 출시했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아직 외국인 신용대출을 취급하지 않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거주 외국인이 많이 늘었고 기술직 종사 비중도 높아져 새로운 고객층으로 떠올랐다. 시장 자체를 무시할 수 없게 돼 시중은행들도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시중은행이 새롭게 외국인 고객군을 뚫기란 쉽지 않다. 현재 JB금융의 외국인 대출 시장 점유율은 70% 이상으로 5대 금융을 훨씬 앞선다. JB금융은 그간 쌓아온 차별화된 영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시장을 확대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JB금융은 지주·전북은행·JB인베스트먼트를 통해 곧 상장을 앞둔 한패스의 2대 주주로 자리잡았다. JB금융이 원화스테이블코인 관련 업무협약에 참여한 가운데, 한패스를 통해 외국인 송금 서비스 등 분야에서 시너지가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JB금융 관계자는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은 지역 기반 금융기관으로서 포용금융 확대라는 사회적 역할과 함께 새로운 고객 기반 확보라는 전략적 관점에서 외국인 금융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다"며 "해외 송금 플랫폼 등 핀테크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외국인 고객 접점을 확대하고 있으며, 외국인 고객 맞춤형 금융상품과 서비스도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