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쥬란 맞고 도수치료인 척 40억 '꿀꺽'…병원이 보험사기 판 키운다

이창명 기자
2026.03.31 12:00

금감원, 2025년 보험사기 적발현황 발표

지난해 A병원장이 실손보험금을 타내기 위한 목적으로 의료기관을 설립한 뒤 조직적으로 환자들을 모집해 보험금을 빼돌린 사례가 금융감독원에 적발됐다. 이 병원의 알선상담팀은 "미용 시술을 통해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며 환자를 모집했다. 병원은 모집한 환자들에게 리쥬란 등 미용시술을 해줬지만 이를 도수치료 등 실손보험 적용항목으로 조작해 허위 진료기록부를 만들어 보험금을 타냈다. 병원장 1명과 브로커 10명, 손해사정인 3명이 가담해 불법청구로 받아낸 보험금 규모만 40억원에 달했다.

31일 금감원에 따르면 보험사기 적발금액이 지난해 1조157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69억원(0.6%) 증가했다. 적발인원은 10만5743명으로 전년 대비 각각 3245명(3.0%) 감소했지만 최근 위와 같은 병원 주도의 실손보험 및 자동차보험 관련 보험사기가 증가하면서 보험사기 고액화 현상이 두드러지는 추세다. 특히 지난해엔 병원에서 자동차보험을 악용해 치료비를 과장 청구하는 보험사기(273억원)가 대폭 증가(233억원, 582.5%)했다.

작년 보험사기 종목별로는 자동차보험(49.5%, 5724억원)과 장기보험(39.8%, 4610억원)이 적발실적 대부분을 차지했다. 전년 대비 보장성보험의 적발금액은 소폭 증가(62억원)했다.

사고유형별로 보면 진단서 위변조 등을 통해 보험금을 과장청구하는 사고내용조작 유형(54.9%, 6350억원)이 가장 많았다. 이어 허위사고(20.2%, 2342억원)와 고의사고(15.1%, 1750억원) 순으로 적발됐다.

연령대별로는 △50대(22.1%, 2만3346명) △60대(19.9%, 2만1041명) △40대(19.1%, 2만230명) △30대(18.1%, 1만9143명) △20대(12.0%, 1만2732명) 순이었다. 60대 이상의 보험사기는 증가한 반면 20대의 보험사기는 자동차보험 관련 사기 감소 등으로 크게 감소(2152명)했다.

직업별 적발비중은 회사원(23.0%)이 가장 높고 무직·일용직(12.1%)에 이어 주부(9.2%)와 학생(4.7%), 운수업 종사자(4.6%) 순으로 나타났다.

금감원 관계자는 "매년 증가하고 있는 병원과 보험업 종사자가 연관된 조직적 보험사기와 최근 적발된 신종 보험사기에 대해 맞춤형 대응책을 마련할 방침"이라며 "동시에 의료 및 보험 지식이 부족한 선량한 소비자가 보험사기에 연루되지 않도록 예방·홍보 활동을 강화하는 등 보험사기 적발은 물론 선제적 예방을 위한 노력을 병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