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에 반격 나선 보험사…"생태계 위협" 백기사 등판

이창명 기자
2026.05.03 16:05

지난 연말 DB손보 중심 지분 매입…얼라인파트너스 순매수 매입에 문제제기

에이플러스에셋 주요주주와 보험사 지분 현황/그래픽=김지영

행동주의펀드 공세에 보험업권이 반격에 나섰다.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부터 주주환원 요구를 거세게 받고 있는 DB손해보험을 중심으로 얼라인이 2대주주인 보험대리점(GA) 지분을 늘리고 있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얼라인은 상장사인 에이플러스에셋(GA) 지분 매수에 나선 보험사들의 경위에 대해 제보를 받고 있다. 지난달 29일 주요 이해관계자들에게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제보 및 제언 센터'를 운영한다고 공지했다.

보험사들이 보유한 에이플러스에셋 지분은 10.15% 수준이 것으로 얼라인은 파악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한화생명과 한화손보, DB손보, 흥국생명 등 4개사가 에이플러스에셋의 지분을 보유 중이었다. 당시 4개사 지분율이 5%를 밑돌았다. 올해 들어 지분율이 2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반면 얼라인은 지난 13일 일부 지분을 처분해 지분율이 지난 2월 13.29%에서 현재 10.29%로 낮아졌다.

한화생명과 한화손보는 각각 2024년 4월과 6월에 지분을 매입한 반면 DB손보와 흥국생명은 지난해 12월 지분을 매입했다. 특히 DB손보는 보유목적을 일반투자로 기재했다. 나머지 3개 회사는 단순투자로 분류했다. 일반투자는 단순투자와 달리 회사에 대한 이사선임이나 배당 등에 대해 적극적인 주주활동을 하겠다는 약속에 가깝다. 지분율을 더 늘릴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DB손보 관계자는 "이런 상황과 관계없이 GA에 대한 지분투자를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보험업계는 그간 얼라인의 공세에 시달린 DB손보가 반격에 나선 것이라고 보고 있다. DB손보 지분 1.9%를 보유하고 있는 얼라인은 DB손보에 적극적인 주주환원을 주장해왔다. 반면 DB손보는 얼라인의 요구가 보험업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지나친 요구라며 맞섰다.

실제로 지난달 정종표 DB손보 대표는 주주서한을 통해 "얼라인파트너스가 제시한 요구자본이익률(ROR) 중심의 자본 관리 정책은 당사의 경영 유연성을 제약하고, 장기적으로 주주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DB손보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올해 DB손보 정기주총에선 얼라인이 제안한 사외이사(감사위원)가 선임됐다.

대형GA의 경영권 방어 차원에서 보험사들이 백기사로 나섰다는 해석도 있다. 행동주의펀드가 보험사가 아닌 전체 보험시장 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에이플러스에셋은 업계 4위권이자 GA 첫 상장사로 보험사들의 핵심 영업 채널이다. 행동주의펀드가 경영에 개입해 사업구조를 흔들 수 있는 만큼 지켜만 볼 수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에이플러스에셋의 오너이자 최대주주인 곽근호 회장 일가도 이같은 상황을 우려해 보험사에 구원요청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흥국생명은 이 제안을 받아들여 지분 매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에이플러스에셋 관계자는 "당사의 요청이 아닌 기관투자자의 자율적 판단으로 이뤄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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