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간 초과수익 수백억 누적
롯데·국민카드만 '기부' 선택

민간 배드뱅크(부실채권정리회사)인 상록수제일차유동화전문유한회사에 이어 공적 배드뱅크인 국민행복기금에서도 채무조정으로 생긴 초과수익 배당금 논란이 벌어졌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박근혜정부 시절인 2013년 조성된 국민행복기금의 초과수익에 대해 금융회사들이 기부를 거부하고 배당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행복기금은 은행·카드·저축은행·대부업체 등 4000여개 금융회사가 보유한 6개월 이상 소액연체채권을 넘겨받아 최대 90%의 원금감면 및 최장 10년 분할상환 등의 채무조정을 하는 공적 배드뱅크다.
2013년 설립 이래 연체자 147만명의 10조원 규모 채무를 조정했다. 완재율은 67%에 이른다. 금융회사들은 사후정산 방식에 따라 부실채권을 일정가격에 넘긴 뒤 연체금 상환 등으로 초과수익이 발생하면 이익을 배분받는 형식을 취했다.
금융회사들은 2018년 총 1703억원 규모의 초과수익에 대해 1차례 배당을 받았으나 "장기연체자를 대상으로 거액을 챙겼다"는 비판을 받았다. 기금운용사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서 서민금융진흥원(이하 서금원)으로 바뀐 이후 8년 동안은 초과수익을 유보금으로 쌓아놓았으나 처리방식을 두고 갈등이 이어졌다. 유보금이 누적되자 서금원이 2023년 "초과수익을 기부금으로 전환해달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했으나 다수의 금융회사가 이를 거부했다.
현대캐피탈, 신한카드, 삼성카드, 우리카드, 하나카드 등이 초과수익 회수를 위한 배당을 요구한다. 회사별로 많게는 250억원에서 적게는 50억원 수준의 배당금이 수년간 누적된 것으로 전해졌다. 서금원은 전체 금액을 비공개했으나 최소 수백억 원으로 추정된다. 기부를 거부한 한 금융사 관계자는 "배당을 포기하면 배임문제에 휘말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동일업권인 KB국민카드와 롯데카드 등은 2023년 이미 기부를 결정했다. 특히 KB국민카드의 경우 지난 3년간 발생한 초과수익금이 152억원에 달하지만 전액 기부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장기 소액연체자의 재기지원이란 취지를 감안하면 매각금을 받고도 추가로 초과수익 배당을 해달라고 하는 것은 '잔인한 금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