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퇴근하고, 카드·보험은 일해?"…4.5일제 난관은 '지주 계열사'

김도엽 기자
2026.07.01 17:26
4대 금융그룹 계열사 노동조합의 상위 노동조합/그래픽=임종철

은행권 노동조합 측과 사측이 주 4.5일제 도입을 논의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주 4.5일제 논의가 금융지주 아래 계열사 사이의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과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는 지난달 24일 제4차 산별중앙교섭을 열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양측은 교섭의 주요 쟁점인 급여 삭감 없는 주 4.5일제 근무 도입 여부와 임금인상률 격차에 이견을 드러냈다.

특히 금융노조 측은 올해가 임금교섭과 함께 단체교섭을 하는 해이므로 주 4.5일제 도입에 진전을 낸다는 방침이다. 반면 사용자 측은 임금교섭만 하는 해인 지난해에도 노조의 총파업으로 금요일 1시간 근무를 단축하는 주 4.9일제를 도입했으므로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양측의 이견이 이어지는 가운데 '금융지주 계열사 간의 형평성'이 주 4.5일제 도입의 변수가 되고 있다. 사측이 주 4.5일제를 받아들일 경우, 같은 금융지주 하에 은행이 금요일 오후에 퇴근하는 동안 카드·보험사는 일을 해야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은행권과 은행이 아닌 증권·보험·카드 등 2금융권 금융사의 상위 노동조합이 다르기 때문이다. 4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금융)을 기준으로 은행 계열사의 과반노조는 모두 금융노조 소속이지만, 증권·카드·보험사의 경우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사무금융노조) 소속이다. 2금융 계열사 가운데 금융노조 소속은 우리카드가 유일하다.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 또한 4대 은행 등 은행 사측으로부터 단체 교섭 권한을 위임받아 법률적 지위를 가지는 단체다. 협의회의 의장도 은행연합회장이 겸임한다. 금융노조와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가 합의에 이르더라도 해당 내용이 사실상 은행권에만 적용된다는 뜻이다.

한 금융권 노조 관계자는 "금융노조가 주 4.5일제를 이야기하면 가장 반대 목소리를 많이 내는게 금융지주 사측이다"라며 "금융노조에 들어가지 않은 타 계열사와의 형평성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금융노조와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가 합의한 주 4.9일제 또한 금융권에서는 은행권만이 앞장 서서 도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3월엔 국민은행, 4월부턴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이 금요일 조기퇴근제를 시행하고 있다.

2금융권 노조 중 유일하게 금융노조 소속인 우리카드는 지난 5월 8일 우리은행과 함께 처음으로 금요일 조기퇴근을 실시했다. 이어 신한카드가 이달부터 1시간 단축 근무를 도입했다.

그 외 같은 금융지주 계열사인 KB국민·하나카드, KB·신한투자·하나·우리투자증권, KB·신한EZ·하나손해보험, KB라이프·신한라이프·하나생명·동양 및 ABL생명의 경우 주 4.9일제 도입에 노사가 합의하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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