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카운트다운 홈플러스, 카드사 '눈치 게임' 시작

이창섭 기자
2026.07.14 16:39

카드사, 홈플러스 대금 지급 보류 여전히 고민 중
앞서 일시 보류했다가 논란 역풍에 지급 재개
제휴 신용카드 상품 처리도 고심 중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14일 오후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 앞에서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가 주최한 MBK의 일방적 면담 취소 규탄 및 노동조합 입장 발표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2026.07.14. 20hwan@newsis.com /사진=이영환

홈플러스 파산 위기 속에서 카드 업계가 '눈치 게임'에 돌입했다. 앞서 일부 카드사는 홈플러스 대금 지급을 일시적으로 보류했다가 논란이 커지자 이를 재개했다. 홈플러스가 파산 절차로 진입하면 카드사 대금 지급을 다시 보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드업계는 전날 홈플러스의 영업 중단 조치에도 아직 가맹점 대금을 지급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운영자금 고갈과 시설 유지·관리 어려움으로 임시휴업에 들어간 상태다.

앞서 일부 카드사는 홈플러스에 대금 지급을 보류했거나, 이를 검토했었다. 현대카드는 홈플러스와의 포인트 제휴 서비스를 중단했으며 매출 취소 시 상계 처리 방침을 담은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경영 위기를 겪는 홈플러스는 고객이 카드로 결제해도 물품을 지급하지 못할 가능성이 생겼다. 고객이 카드 승인을 취소하면 홈플러스는 카드사에 결제 금액을 반환해야 하는데 돌려주지 못할 수도 있다. 이에 카드사는 미래의 환불·미회수 위험에 대비해 대금 지급을 일시 보류하거나, 기존 미수금을 홈플러스에 지급할 대금에서 상계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홈플러스는 아직 회생절차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대금 지급을 보류하는 건 말이 안 된다며 반발했다. 논란이 커지자 삼성카드는 대금 지급을 재개했고 지급 보류를 검토했던 신한카드 등 다른 카드사도 한발 물러섰다.

하지만 이날 대주주 MBK파트너스와 노조 사이의 면담이 불발되면서 홈플러스 청산 가능성이 커졌다. 기업회생 폐기 결정의 상고 기한인 오는 20일 전 홈플러스가 법원에 견련파산을 직접 신청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카드업계는 홈플러스 상황을 실시간으로 지켜보며 대금 지급 보류를 검토 중이다. 일부 카드사는 실제로 홈플러스 청산 절차로 가게 될 경우 고객 보호 차원에서 대금 지급을 보류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카드사 관계자는 "앞서 대금 지급을 보류하면서 반응을 살펴봤기에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카드사들이 일제히 눈치 게임에 나선 상황"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 제휴 카드 상품/그래픽=윤선정

카드업계는 홈플러스 제휴 상품의 처리도 고심하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이미 홈플러스 제휴 카드의 신규 발급을 중단했다. 신한카드는 홈페이지를 통한 카드 발급 신청을 막아놨다. 신한카드와 삼성카드는 제휴 신용카드의 신규 발급을 막진 않았지만 향후 홈플러스 운명에 따라 KB국민카드의 절차를 따라갈 수 있다.

홈플러스가 파산해도 제휴 신용카드는 유효기간까지 계속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더는 홈플러스 관련 혜택이 제공되지 않기에 소비자의 체감 효용은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금융당국 약관 승인으로 카드 혜택을 바꿀 수 있는 절차가 있기에 카드사별로 홈플러스 혜택을 대체할 만한 수단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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