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투자자에게 현금 3000만원을 예탁하도록 하면서 되레 마이너스통장(마통)을 비롯한 가계대출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에 은행권이 긴장하고 있다. 이미 신용대출 증가세가 가파른 가운데 대책 시행 뒤 마통 사용액까지 급증하면 은행들은 추가 관리 조치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 16일 발표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기본예탁금 상향 조치 시행을 오는 31일로 앞당겼다. 신규 투자자와 기존 투자자 모두 상품을 더 매수하려면 기본예탁금 3000만원을 현금으로 갖춰야 한다. 주식이나 채권 등 대용증권은 예탁금으로 인정해주지 않는다.
당초 기본예탁금 상향은 다음 달 5일, 전액 현금 예치 의무는 19일부터 시행할 예정이었지만 일정을 앞당겼다. 투자자의 현금 부담이 급작스레 커지면서 신용대출로 예탁금을 마련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 은행 여신담당 관계자는 "대출 수요에 분명히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워낙에 레버리지 투자자가 많고 지수가 오히려 잠깐 빠졌을 때 더 기회라고 생각해 투자에 나서면 대출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당연히 차입 수요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최저한도가 올라간 만큼 무분별한 투자자들이 감소해 절대적인 수요자 수는 감소하지 않을까"라고 했다. 차입 수요는 일부 생기더라도 투자 문턱이 높아진 데 따른 수요 억제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은행권의 부담은 가계대출 총량규제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전체 은행권의 마통 한도소진율은 이달 약 50%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마통은 신규 대출을 막더라도 이미 약정한 한도 안에서는 차주가 자유롭게 인출할 수 있어 관리가 쉽지 않다.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총량을 관리하려던 상황에서 지난달 신용대출 증가 속도가 예상보다 가팔라지자 대출 공급을 더 타이트하게 운영하고 있다.
레버리지 대책으로 마통 소진율이 예상보다 빠르게 상승하면 마통의 감액 폭을 확대하는 방안이 거론될 수 있다. 사용률이 낮은 마통의 한도를 줄이는 방식은 코로나19 당시 '빚투'가 확산했을 때도 은행권이 꺼냈던 카드다. 사용하지 않은 마통을 언제든 증시에 투입될 수 있는 '잠재 대출'로 보고 관리한 것이다. 사용률 20~30% 이하까지도 저사용 마통으로 분류할 수 있고 기존 20% 줄이던 한도를 40~50%까지 대폭 감소시킬 수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만약 마통 사용이 폭증한다고 하면 마통 한도의 추가 감액 등 대책을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할 것"이라며 "사용률과 상관없이 만기가 돌아온 마통의 한도를 일괄 20% 이상 줄인다거나 하는 극단적인 방법이 있지만 마통을 쓸 수 있는 사람들도 못 쓰게 하는 소비자 보호 문제도 있기 때문에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