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콕'에도 드러누워 수백만원 보험금…내달부터 '8주룰'로 제동

이창명 기자
2026.08.03 15:58

8주 넘는 경상 치료는 추가 진단서 제출해야…손보업계 "과잉진료 억제 기대"

최근 10년간 자동차보험 영업손익 추이/그래픽=최헌정

다음달부터 자동차보험 경상환자가 8주를 넘겨 치료를 받을 경우 추가 진단서를 제출해야 하는 이른바 '8주룰'이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가벼운 교통사고에도 이어져 온 장기 통원 치료와 과잉진료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이번 주 국무회의에서 자동차보험 진료체계 개선을 위한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개정안의 핵심은 교통사고 경상환자(상해등급 12~14급)가 사고 후 8주를 초과해 치료를 받으려면 추가 치료의 필요성을 확인하는 진단서를 제출하도록 의무화한 것이다. 현재는 특별한 제한 없이 장기간 치료가 가능한 구조였지만 앞으로는 의학적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만 8주 이상 치료를 받을 수 있다. 개정안이 예정대로 통과되면 다음달 10일부터 시행된다.

금융당국과 손보업계는 경미한 접촉사고 이후 목이나 허리 통증 등을 이유로 장기간 통원 치료를 받는 사례가 자동차보험금 증가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라고 보고 제도 개선을 추진해왔다. 손보업계의 자동차보험 손실 규모는 코로나19 이후 차량 운행량이 정상화되면서 다시 확대되는 추세다. 지난해 자동차보험 손실 규모도 7080억원에 달한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자동차보험 경상환자는 전체 교통사고 환자의 95.7%를 차지했다. 손보업계는 현장에서 벌어지는 교통사고 경상환자 과잉진료를 심각한 문제로 보고 있다. 이를테면 지난해 3월에는 운전석 문을 열다 옆 차량의 조수석 문과 접촉한 이른바 '문콕' 사고로 조수석에 앉아 있던 40대 남성이 요추염좌 진단을 받아 약 170만원의 보험금을 지급받은 사례가 있다. 같은 해 8월에는 사이드미러끼리 접촉한 사고에서 50대 남성이 경추염좌 등을 진단받아 660만원의 보험금을 타냈다.

손보업계는 이번 제도 시행으로 과잉진료와 보험금 누수가 줄면서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자동차보험은 정비수가 인상과 치료비 증가 등의 영향으로 손해율이 상승하면서 손보사의 수익성을 압박해 왔다. 업계는 치료 기간이 합리적으로 관리되면 자동차보험 적자 폭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보험료 인상 요인도 일부 완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은 '8주룰' 도입으로 절감된 보험금이 다음 해 보험료 산정에 반영되도록 할 방침이다.

다만 8주룰 도입에 따른 한의업계의 반발이 클 것으로 보인다. 경상환자의 치료비 가운데 한방 진료 비중이 양방보다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교통사고 경상환자 1인당 치료비도 한방은 약 108만8000원으로, 35만5000원인 양방 치료비의 3배를 넘어선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현재 경상환자의 장기 치료 비율이 너무 높기 때문에 8주룰 도입이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8주룰 도입 시 구체적으로 얼마나 손해율이 개선될 것인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