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교육세 폭증, 문제는 불합리한 '과세 구조'…"제도 개선 절실"

박소연 기자
2026.08.11 17:46
금융·교육업권 교육세율 개정안/그래픽=김현정

올해 주요 금융그룹의 교육세 부담이 폭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정부의 교육세율 인상에 코스피 활황 등에 따른 영업수익 증가가 겹쳐졌기 때문이다.

정부의 세법 개정으로 올해 1월1일부터 과세표준(연간 영업수익) 중 1조원을 초과하는 금융·보험업체의 교육세율이 기존 0.5%에서 1%로 인상됐다. 종전 단일세율에서 1조원 초과 구간을 신설해 두 배 세율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지난해 이번 인상으로 금융권 전체 세부담이 연간 약 1조3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실제 뚜껑을 열어보니 상황은 더 심각했다. 5대 금융(KB금융·신한·하나·우리·NH금융)은 올해 상반기 8000억원이 넘는 교육세 '폭탄'을 맞게 될 전망이다. 지난해 납부액 규모의 2.2배다. 과세 구간을 1조원 이상으로 한정했지만, 손익통산이 적용되지 않는 증권사의 경우 지난해 대비 증가세가 7배 이상에 이르는 경우가 발생하면서다.

5대 은행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실적을 기준으로 올해 총 4970억원의 교육세를 냈다. 금융사는 확정되는 한 해 실적을 토대로 이듬해 2월까지 한 해의 교육세를 결산해 납부한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론 2600억원의 교육세를 납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4839억원을 납부할 것으로 추산된다.

5대 금융그룹 교육세 납부액 추이/그래픽=김다나

전문가들은 교육세 인상으로 금융권의 교육세가 폭증했다는 결과보다, 당초 교육세 인상의 근거가 약하고 세금 산출 구조가 불합리한 게 근본적 문제라고 지적한다.

교육세는 교육에 필요한 재원을 징수하는 세금으로,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시설 확충과 교원 처우개선 재원을 확보하고자 마련됐다. 그러나 은행·보험의 수익과 교육 재원은 아무 연관성이 없단 점에서 논란이 이어져왔다. 최근 저출산 및 학령인구 감소로 교육재정 수요가 감소하는 반면, 지방교육재정의 이월액 및 불용액은 매년 6조원에 이르는 실정이다.

정부는 "1981년 교육세 도입 이후 현재까지 과세체계 변동이 없었으므로 그간의 금융·보험업 성장률 등을 고려했다"고 개정 취지를 설명했다. 금융·보험업의 성장세가 높기 때문에 세율을 높인다는 논리인데, 과세 근거가 빈약하단 비판이 제기됐다. 금융권에서도 사실상 정부의 금융사 옥죄기의 일환으로 받아들여지면서 '횡재세보다 더한 참교육세'란 말이 나왔다.

금융권에 매기는 교육세가 사실상 부가세의 개념을 갖고 있는데, 이를 누진 구조로 만든 것도 문제란 지적이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교육세가 금융부문의 사실상 부가가치세 대체 과세 개념으로 도입된 것인데 부가가치세에 누진 구조를 적용하는 경우는 어디에도 없다. 매우 부적절한 구조"라고 밝혔다.

금융권이 정부의 불합리한 세제 개편에 맞서 더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냈어야 한단 지적도 나왔다. 증권사의 교육세 급증은 세율 인상 자체보다 손익통산이 인정되지 않는 과세표준 산정 방식의 구조적 결함에서 기인하기 때문이다. 보험사도 유가증권 운용자산에 대한 익스포저를 보유하고 있어 증권과 동일한 구조적 결함을 일부 공유하고 있다.

김 교수는 "누진 구조를 도입한다면 손익통산을 적용한 순이익 기준 과세를 확실히 요구했어야 한다"며 "작년 7월에 세제개편안이 공개됐을 때 금융권에서 더 적극적으로 여론을 조성하고 제도개선을 얘기했어야 하는데 과연 적극적으로 움직였는지 의문이다. 이미 본회의에서 법안이 통과된 후 세금을 납부해야 할 시점에 문제제기 해봐야 반영되기 어렵다"고 했다.

야권에선 과도한 교육세 부담을 정상화하는 취지의 교육세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여소야대 국면에서 실제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미지수다. 최은석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과세표준 1조 원 초과 구간(1.0%)을 전면 폐지하고, 종전과 같이 전 구간에 0.5% 단일세율을 적용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최 의원은 "교육재정이 남아도는 상황에서 금융·보험업권에만 징벌적으로 세율을 인상한 것은 명분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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