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대출금리가 다시 오를 채비를 하고 있다. 미국 국채 금리 상승 여파로 시장금리가 들썩이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3.00%로 올리면서다. 이미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은 7%를 넘었고, 신용대출 금리도 6%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주담대 5년 고정형 금리는 이날 기준 4.72~7.17%로 집계됐다. 두 달 전(4.42~7.41%)과 비교하면 하단이 0.30%포인트(P) 올랐다. 상단 금리가 내린 것은 농협은행이 지난 20일 가계대출 제한 조치를 풀면서 주담대 상품 금리를 0.4~0.5%P 낮춘 영향이다. 네 달 전(4.25~6.85%)과 비교하면 금리 하단은 0.47%P, 상단은 0.32%P 높아지면서 하반기 들어 금리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한은이 이날 기준금리를 2.75%에서 3.00%로 0.25%P 인상하면서 대출금리에는 추가 상승 압력이 가해질 전망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과 미국발 시장금리 상승이 겹치면서 당분간 대출금리가 큰 폭으로 낮아지기 어렵다"며 "추가 상승이 이어질 경우 주담대 금리 상단이 8%를 찍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대출금리가 8%까지 오르면 차주의 이자 부담은 크게 늘어난다. 주담대 평균 취급액인 2억원을 8% 금리로 빌렸다고 단순 계산하면 연간 이자만 1600만원, 월 133만원에 달한다. 원리금 분할상환 방식이라면 실제 월 상환액은 이보다 더 커진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시장금리 상승세가 추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고정형 주담대의 준거금리 역할을 하는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최근 미국 국채 금리 움직임 영향을 받아 오름세다. 지난달 24일 4.531%던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지난 5일 4.243%까지 내렸으나, 지난 21일 4.4%를 넘어섰으며 지난 26일에는 4.359%로 마감했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도 추가 상승 가능성이 있다. 변동형 주담대의 준거금리가 되는 코픽스는 예금금리의 영향을 받는데, 기준금리가 오르면 은행들이 일제히 예금금리를 높이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7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18%로 전월보다 0.13%P 올랐다.
5대 은행의 주담대 변동형 금리는 이날 4.20~6.46%로 6%대 중반까지 올라왔다. 두 달 전(4.07~6.37%)과 비교하면 상·하단이 각각 0.09%P, 0.13%P 상승했다.
특히 지난달 은행권의 신규 주담대에서 변동금리가 차지하는 비중도 68.1%로 2014년 2월 이후 약 1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면서 차주들의 금리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신용대출 역시 6%대 진입을 앞두고 있다. 5대 은행 신용대출 금리 상단은 이미 5.95%까지 올라온 상태다. 신용대출은 주담대보다 변동 주기가 짧아 시장금리 변화가 곧바로 반영되는 특징이 있다.
은행권의 가계대출 관리도 금리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금융당국이 올해 가계대출 총량 관리 목표를 완화했지만 은행들은 연간 목표를 맞추기 위해 대출 공급 속도를 조절해야 하는 상황이다. 대출 수요가 몰릴 경우 우대금리를 줄이거나 가산금리를 높이는 방식으로 금리를 관리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