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 중국법인 800억·기업금융 사기 701억·부동산 대출 사기 490억
책무구조도 시행 이후 발생한 사례 중 내부통제 소홀 확인시 책임규명 절차 개시

지난해 책무구조도 도입 이후 은행권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제재 1호 대상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IBK기업은행 중국법인 사고는 834억원에 달하는 사고 규모와 위험신호를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내부통제 소홀 여부를 따져볼 필요가 있는 만큼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다만, 이번 사고가 외부인 사기에서 비롯된 만큼 책무구조도상 임원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에 대해 지적도 나온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발생한 IBK기업은행 중국법인 사고와 시중은행 대상으로 한 부동산 분양 사기와 관련해 현장 검사 여부를 검토 중이다. 두 사건 모두 현지 수사당국과 경찰의 수사가 진행 중이기에 혐의가 범죄사실로 확정된 다음 검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기업은행에선 중국법인이 작년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현지업체들과 비대면 대출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현지 대출 플랫폼이 차주들의 반환한 상환금을 기업은행에 제대로 정산하지 않으면서 원리금 회수에 문제가 생겼다. 사고 규모는 834억원으로 추정된다.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한 부동산 대출 사기는 경찰청 압수수색 과정에서 발견된 사례다. KB국민·신한·우리·기업은행이 공시한 금액은 490억원 규모에 상당한다. 부동산 시행사와 시공사가 공모해 미분양 부동산을 분양받은 척하고 대출을 받아낸 사건으로 다수의 은행들이 연루됐다.
최근에는 기업이 매출을 과대계상해 대출을 받은 사기 사건도 발생했다. 이 기업에 대출을 내준 산업은행, 기업은행, 하나은행이 공시한 사고 규모 합계는 총 701억원에 달한다. 이 역시 수사가 진행 중이며 손실이 확정되지 않았다.
최근 금융사고가 빗발치면서 금융권에선 책무구조도에 따른 내부통제 책임 규명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있다. 책무구조도는 금융회사의 업무를 임원 한명 한명에게 배정하고 담당 임원의 부주의로 사고가 발생할 경우 신분제재를 받도록 한 제도로 '금융판 중대재해처벌법'으로 불린다. 지난 2025년 1월 금융지주와 은행으로 대상으로 도입됐지만 아직까지 책무구조도 상 관리의무 위반으로 제재가 이뤄진 사례는 없다.
금감원이 마련한 책무구조도 운영지침에 따르면 △대규모 고객 피해 발생 △건전성 중대한 저해 △관리의무 미이행 △임원의 지시 묵인 또는 조장, 방치 △조직적 위법행위 △장기간 또는 반복적 위법행위 등 세부기준 가운데 하나라도 중대한 위법행위가 있었다는 판단이 나오면 책임 규명 절차를 개시한다. 이후 행위자가 상당한 주의를 기울였는지와 결과의 중대성을 고려해 제재를 양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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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기업은행 중국법인의 경우 사고금액도 800억원대로 큰 데다가 위험신호가 있었음에도 사기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 때문에 책임 규명을 받을 유력한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사안의 중대성도 크지만 3~4월에 현지 기관들은 사기업체를 협력기관에서 빼는 등 조치를 했는데 왜 파악하지 못했는지, 당시 내부통제 시스템을 제대로 마련했는지 등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외부인 사기로 인해 발생한 사안인 만큼 책무구조도상 책임을 지우는게 적합한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세 사건 모두 외부인 사기가 직접적인 원인이었던 만큼 과연 담당 임원에게 내부통제 책임을 지울 수 있는지다. 내부 직원의 배임 횡령과 달리 외부사기인 경우 내부통제에 상당한 주의를 기울였음에도 사기 여부를 인지하기 쉽지않다는 판단이 나올 경우 책무구조도상 책임을 물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아직까지 최근 공시된 사고에 대해 어떠한 판단도 내려지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