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홍콩 ELS 과징금 3712억 확정...'무리한 제재' 논란

권화순 기자, 김미루 기자
입력 2026.11.04 17:04 수정 2026.11.04 17:20

(종합)금융위 정례회의서 13개 금융사, 3700억 과징금 확정
2023년 손실 발생 이후 3년만.. 금융위 역대 최대 규모 과징금
금감원 조치안은 2조원→1.4조원→6000억원, 금융회사 '대혼돈'

홍콩 H지수 ELS 은행·증권사 과징금·과태료 조치/그래픽=이지혜

금융위원회가 홍콩 H지수 ELS(주가연계증권)를 불완전판매 한 13개 은행 및 증권사에 대해 3700억원 규모의 과징금 부과를 최종 확정했다. 지난 2023년 하반기 홍콩 ELS 손실 사태가 시작된 이후 약 3년만에 제재를 마무리 지었다.

이는 지난 2021년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 이후 첫 제재 사례로, 금융위가 부과한 금전제재 중 역대 최대 규모다. 다만 1조원이 넘는 은행의 자율배상에도 불구하고 금융감독원이 '조 단위'의 과징금 조치안을 내리는 등 무리한 제재를 밀어부쳤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금융위는 4일 정례회의에서 홍콩 ELS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금소법을 위반한 7개 은행(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우리·수협은행)에 대해 3619억6000만원의 과징금 및 17억7800만원의 과태료 부과 조치를 의결했다. 6개 증권사(미래·KB·신한, NH, 한투, 삼성증권)에 대해서는 92억8200만원의 과징금 및 16억1200만원의 과태료 부과 조치도 각각 의결했다.

이날 금융위가 13개 금융회사에 부과한 과징금은 총 3712억4200만원, 과태료는 33억9000만원에 달한다.

금융회사별 KB국민은행이 1723억3400만원으로 가장 많다. 신한은행 378억4500만원, 하나은행 924억7500만원, 농협은행 401억7500만원, SC제일은행 179억원, 우리은행 3억3100만원 등이다.

7개 은행의 경우 설명의무 대상이 되는 중요한 사항인 수익률 모의실험 결과(백테스트) 및 기초자산의 가격변동 위험 누락 등에 따른 금소법상 설명의무 위반으로 과징금을 받았다. 아울러 투자자성향 평가시 일부 정보 미고려에 따른 적합성원칙 위반 등으로 과태료를 부과 받았다.

이번 과징금은 금소법 위반의 첫 사례이자, 금융위가 부과한 역대 최대 규모의 금전 제제다. 금융위는 "다수의 금융소비자와 관련되며 주요 금융기관이 대상이 된 금소법 위반 첫 사례"라며 "이번 결정으로 금융회사의 불완전판매 등 금소법 위반행위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른 엄중한 책임이 따른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다.

홍콩 ELS 금융당국 과징금 제재 일지/그래픽=윤선정

다만 금융위와 금감원 간 '롤러코스터' 과징금 논란은 피해가기 어렵게 됐다. 홍콩 H지수 급락에 따라 지난 2023년 하반기부터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자 금감원은 그 해 11월 은행 검사에 착수했다. 이후 지난 2025년 2조원대의 과징금 부과 조치안을 금융회사에 통보했으며 올해 2월 제재심의위원회에서 1조4000억원의 과징금 제재를 확정했다.

하지만 금융위 반려에 따라 금감원장이 과징금을 6000억원대로 재산정했다. 제재심에서 확정한 과징금을 금융위가 반려하고, 금감원장이 대폭 감경한 것은 이례적이다. 더구나 이는 금융위에서 2000억원 넘게 재차 감경됐다. 금소법 제정 이후 6개월간 비조치의견서 발급에 따라 중대한 위반이 아니라면 제재를 받지 않는다는 조항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한 은행권 고위 관계자는 "은행이 1조2000억원 규모의 자율배상을 했는데도, 금감원이 당초 약속과 달리 원장이 바뀌자 1조원대 과징금을 부과해 수용하기 어려웠다"며 "금감원의 무리한 제재로 인한 시장 혼란과 사회적 비용, 소비자 신뢰상실까지 연쇄적으로 부작용이 발생했다"고 비판했다.

금융위는 금감원이 제재심을 열기 전 금융위와 사전 조율하는 절차를 별도로 마련하는 금감원 혁신안을 조만간 발표한다. 홍콩 ELS 사례처럼 금융당국 간 과징금 널뛰기 등을 사전에 막기 위한 차원이다. 아울러 홍콩 ELS와 같은 투자성 상품에 대한 소비자 이해도 제고를 위해 투자성 상품 설명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내년 1분기 시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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