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운영하는 새도약기금이 협약에 참여한 2736개 금융회사·기관의 장기연체채권 매입을 지난달 말 마무리했다. 당초 1년으로 계획했던 매입 일정이 일단락됐지만, 아직 참여하지 않은 대부업체들과의 협상은 이어질 전망이다. 매입 대상 채권 규모를 놓고도 금융당국과 대부업권의 추산이 엇갈리면서 참여 실적을 바라보는 시각에도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새도약기금은 전체 매입 대상 2753개 금융회사·기관 가운데 2736개사가 보유한 약 11조7000억원 규모의 장기소액연체 채권을 지난달까지 매입했다.
새도약기금은 7년 이상 연체된 5000만원 이하의 개인 무담보 장기소액연체채권을 사들여 상환능력에 따라 소각하거나 채무를 조정하는 제도다. 새도약기금이 채권을 매입하면 채무자는 즉시 추심 부담에서 벗어나고, 상환능력에 따라 빚을 탕감받거나 원금 감면과 분할상환을 지원받는다.
채권 매입이 완료되지 않은 17개사 가운데 15개사는 대부업체다. 대부업권의 채권 매입은 난항을 겪고 있다. 현재 새도약기금이 장기소액연체 채권을 보유한 30개 대부업체 가운데 새도약기금에 참여한 15개사로부터 매입한 채권은 약 7800억원 규모다.
금융당국과 대부업권은 매입 대상 채권 규모부터 인식 차이가 크다. 금융당국은 당초 30개 대부업체가 보유한 대상 채권을 약 4조9000억원으로 추산했지만, 대부업권은 2조원에 못 미친다고 본다.
현재 매입액인 7800억원을 금융당국 추산치와 비교하면 매입 비율은 약 16%다. 반면 2조원을 기준으로는 39%이며, 실제 대상액이 이보다 적다면 비율은 더 높아진다. 금융당국은 매입 실적이 저조하다는 의견인 반면 대부업권은 현재 조건에서 매각 가능한 채권은 이미 충분히 매각했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과 업권의 시각 차이가 크자 국회에서도 목표 규모를 재점검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지난 8월 국회 정무위원회 예산결산심사소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결산 심사 당시 일부 여당 의원들은 대부업권의 매입 대상 채권 규모가 과다하게 산정됐을 가능성을 지적하며 현실적인 목표로 다시 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채권 매입의 쟁점은 매입가격과 매각방식이다. 대부업권은 현재 채권 가격의 5% 수준인 가격을 20% 수준으로 인상해 달라 요구하고 있으며, 가격 조정이 어려울 경우 대상 채권 일부를 선별해 매각하는 방안 등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금융당국은 업권 간 형평성과 제도 취지 등을 이유로 가격 인상이나 선별 매각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캠코는 향후에도 대부업권과 협의를 이어갈 방침이다. 정정훈 캠코 사장은 지난달 15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대부업은 지속적으로 금융위원회, 업권과 협의해서 10월 이후 마무리 짓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부업권과의 협상과 별개로 이미 매입한 채권의 소각과 채무조정은 이어간다. 새도약기금은 '자율협약'을 바탕으로 운영되는 만큼 모든 대상 업체의 참여가 후속 절차의 전제는 아니다. 금융권에서는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 남은 대부업체를 제외한 기존 매입 채권을 중심으로 소각과 채무조정을 추진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대부업권 관계자는 "대부업권에 한해 새도약기금 채권 매입 기간이 연장됐기 때문에 향후 금융당국의 제안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캠코는 이밖에 한국장학재단과 근로복지공단과도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장학재단의 경우 지난 9월 말 기준 새도약기금 요건에 해당하는 학자금 장기연체채권은 251억7400만원 규모다. 재단은 관련 법 개정 이후 후속 절차를 거쳐 연내 매각할 계획이다. 공단 역시 채권 매각을 위한 법 개정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