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벤처붐이 일고 있지만 벤처캐피탈(VC)업계는 인력난에 몸살을 앓고 있다. VC 인력난을 해소하고 스타트업(창업 초기기업)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해선 전문엔젤 인력을 양성화하는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VC 전문인력은 2010년 500여명에서 2016년말 현재 900여명으로 늘었다. 그러나 VC의 수도 지난해 말 120개사로 최근 5년래 최대를 기록하면서 업계의 인력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벤처캐피탈협회가 올해 시급한 사업목표 중 하나로 인재육성을 꼽고 있을 정도다.
특히 채용 즉시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3년 이상의 경력자가 크게 부족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VC 경력이 없는 경우 모태펀드 등으로부터 투자유치를 받기 힘든 점도 업계가 경력자를 선호하는 이유다. 실제로 올 들어 벤처캐피탈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된 채용공고는 20건 정도인데 이중 심사역 신입을 채용하는 경우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업계 한 대표이사는 "VC업계에서 투자경력이 없으면 모두 신입"이라며 "요즘 VC업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바이오나 ICT서비스 분야 종사자의 경우 신입으로도 입사할 수 있으나 그래도 3년 이상의 투자경력자를 더 선호한다"고 말했다.
나이 제한도 큰 장벽이다. 지원자격 요건으로 87년생 이하로 못박거나 35세 이하 또는 40세 미만으로 한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바이오 또는 스타트업(창업 초기기업)에 투자하는 경우 회수기간이 5~10년 정도로 길어 40대인 경우 첫 투자성과를 50대에나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인력난이 갈수록 심화되면서 업계에서는 스타트업 투자실적이 있는 전문엔젤투자자나 엔젤클럽 심사역의 경력도 인정해주는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전문 엔젤투자자나 엔젤클럽 심사역은 VC업계로 이직해도 투자경력을 인정받지 못해 출자 등 투자유치가 불가능하다.
정영태 한국기업혁신진흥원 이사장(전략기술연구원 원장)은 "VC산업 발전을 위해선 특화된 전문가들이 VC업계에 들어와야 한다"며 "스타트업 투자에 강한 전문엔젤투자자, 산업계 조기 퇴직자 등도 VC 심사역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송인규 고려대학교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겸임교수도 "엔젤클럽에서의 경력도 합당하다면 당연히 인정해줘야 한다"며 "지원자들이 스스로 인정받기 위한 노력도 해야겠지만 이들의 투자경력을 관리하고 인정해주는 투자레코드 관리 시스템도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