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가 수백만명 규모로 추정되는 방문판매원을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이하 특수고용직)에 편입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방문판매업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회사 성장을 이끄는 방판 조직의 유지·관리를 위해 산재보험 비용은 감당할 수 있으나, 노동조합 설립의 근거를 제공하는 '노동 3권'(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 보장에 대해선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16일 정부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상 특수고용직에 방문원을 편입시키기 위한 연구용역에 나섰다. 특수고용직종이 명시된 현행 규정은 해당 시행령이 유일한 상황으로 현재 보험설계사, 콘크리트믹서트럭 운전사, 학습지 교사 등 9개 직종 종사자만 특수고용직에 해당한다.
이에 최대 수백만의 방판원이 특수고용직의 법적 보호를 받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16년 수익을 관리자 1명과 공유하는 후원 방판업체 및 방문판매원은 각각 2777곳, 37만2000여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시기 관리자 2명 이하와 수익을 나누는 방판업체가 총 2만200여곳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전국 방판원은 수백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방판원 수가 곧 매출'로 이어지는 방판업계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산재보험 적용은 허용 가능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방판원들은 수시로 고객 가정을 방문해 제품 관리서비스를 제공하고 친밀도를 바탕으로 제품을 판매하는 등 각 사의 '영업 첨병' 역할을 수행한다. 이에 렌탈 가전업계에선 유능한 방판원을 모시기 위한 경쟁도 심화되는 상황이다.
업계에선 방판원이 특소고용직에 편입돼 산재보험을 적용받아도 비용부담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수고용직의 산재보험 가입률이 낮기 때문이다.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및 같은법 시행령에 따르면 특수고용직은 사업주와 산재보험료를 절반씩 부담하며, 원하지 않는 경우 산재보험 적용제외를 신청할 수 있다. 이에 특수고용직의 산재보험 가입률은 10%대 수준에 그치고 있다.
반면 '노동3권' 보장에 대해선 "방판 영업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11월부터 한국노동연구원과 특수고용직의 '노동3권' 보장을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며 이르면 오는 6~7월 연구용역을 마무리하고 노사정 합의 수순을 거칠 계획이다. 렌탈 가전업계 관계자는 "방판원의 근무 시간이 일반 근로자 수준으로 통제되면 고객과 접점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며 "특히, 낮 시간 회사에서 일하는 맞벌이 및 1인 가구에 대한 서비스는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방판원들은 수익성 악화를 우려했다. 음료 배달업체에 근무하는 방판원 A씨(49세)는 "판매 및 관리 서비스 실적에 따라 수당을 받는다"며 "다수 방문판매원의 요구에 따라 정해진 근무 시간 외 업무가 금지되면, 고소득자들은 결과적으로 손해를 보게 된다"고 말했다.
'가짜 판매' 등 부당한 근로여건이 개선될 것이란 목소리도 높다. 방판원 B씨(34세)는 "지부장, 센터장 등 모든 지부 관계자가 개인사업자로 근무하는 경우, 판매 실적에 대한 압박이 높고 개인 및 친척 명의를 도용하는 '가짜 판매'에 노출될 가능성도 높아진다"며 "노조가 있다면 부당한 요구에 대해 문제 제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