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스타트업을 우려하는 분들께

황조은 힐링페이퍼 커뮤니케이션 리더
2022.03.14 02:31

어머니는 8년 전 자식이 스타트업으로 이직한다는 말을 듣고 한숨을 쉬었다. 이름 모를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데 대한 우려가 크셨던 터라 대기업 계열 투자사로 옮겼을 때는 효도하는 느낌마저 들었다. 하지만 또다시 작은 스타트업으로 이직했고 부모님의 걱정이 두려워 2년 동안 이를 숨긴 적이 있다.

스타트업을 우려하는 사람은 부모님만이 아니다. 스타트업에 다니지 않는 사람 대부분이 우려한다. 듣도 보도 못한 서비스, 경력 없는 창업가, 수익모델 부재, 불안정한 미래 등 대형 회사와 비교했을 때 한없이 작고 체계 없는 회사로 보이기 때문이다. 사실이기도 하다.

스타트업에 다니지 않는 사람들은 스타트업업계가 자신이 접근하기 어려운 낯선 곳이라고 인식한다. 기술발전과 인재채용 경쟁이 치열한 데다 기존 사회적 관행을 깨는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가진 회사들로 알려졌으니 더욱 독특한 세계로 본다.

여러 가지 연유로 스타트업은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는 경향이 있다. 독특한 인상이 신뢰가 아닌 우려로 이어질 때 구인난, 신산업 투자위축, 정책규제로 나타난다. 완벽함보다 빠른 속도가 생명인 스타트업이 이 위기를 벗어나지 못한다면 생존과 멀어진다.

그런데 조금만 관점을 달리하면 스타트업이 친숙하게 다가올 수 있다. 생소한 기술과 서비스를 다룰 것 같지만 알고 보면 이미 서비스를 이용해봤을지 모른다. 코로나 시국에 배달의민족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토스는 긴 은행 대기시간을 절약할 수 있게 했고 '당근'은 동네 중고거래 열풍이 불게 했다. 혁신이라는 단어는 우리의 일상 가까이에 실존한다.

지난 20대 대통령선거 주요 후보들의 공약에는 규제혁신, 디지털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 어젠다가 빠지지 않았다. 사람들은 그 답을 스타트업의 미래에서 찾곤 한다. 특히 다양한 분야에서 성장하는 플랫폼 스타트업은 기존 시장의 패러다임을 빠르게 개선하고 있다.

그럼에도 스타트업을 향한 우려를 해소하기에는 갈 길이 멀다. 두터운 사회적 신뢰와 네트워크를 쌓기도 전에 무서운 속도로 기술과 사업이 성장하기 때문이다. 사회적 우려가 신뢰로 바뀌는 것은 단숨에 이뤄질 수 없다. 이 과도기에 수많은 스타트업은 규제압박, 기존 이해관계자와 갈등, 구인난과 같은 성장통을 겪어야 한다.

규제혁신과 디지털경제 활성화는 시대 흐름에 거스를 수 없는 중요한 국가 미션이다. 스타트업의 성장을 우려하는 사람들도 단순히 스타트업이나 플랫폼 자체를 경계하는 것이 목표는 아닐 것이다.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존재, 자신과는 다르다는 이유로 맹목적이거나 과도한 우려를 갖고 있진 않은지 고민이 필요하다.

사실 이 우려를 해소하는 가장 중요한 열쇠는 스타트업 자신이다. 작고 체계가 부족한 회사니 사회로부터 우려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 자신을 약한 스타트업으로 취급하며 억울해 해봤자 아까운 시간만 흘려보내는 꼴이다. 스스로 해소하고자 하는 사회적 책임감을 갖고 더 적극적으로 옳은 메시지를 정제해 던져야 한다. 우리가 외치는 혁신이란 무엇이며, 왜 사회에 중요한 영향력이 돼야 하는지 스타트업 자신이 가장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

황조은 힐링페이퍼(강남언니) 커뮤니케이션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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