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균 회장 "테슬라 키운 나스닥처럼…코스닥 체질 개선 필요"

송정현 기자
2026.03.13 15:00

한국벤처캐피탈협회장 취임 1주년 기자 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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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김학균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회장이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진행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송정현 기자

"미국 테슬라는 상장 이후 나스닥 시장에서 조달한 대규모 자금을 통해 AI(인공지능)와 로봇을 선도하는 기업이 됐습니다. 코스닥 시장 역시 국내 상장사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김학균 한국벤처캐피탈협회(이하 VC협회) 회장은 13일 서울 파르나스호텔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회장은 "미국 상장사는 나스닥 시장을 통해 상장 이후에도 원활하게 자금을 조달한다. 반면 국내 상장사는 공모 자금이 사실상 최종 종착지인 경우가 많다"며 나스닥을 벤치마킹해 출범한 코스닥 시장이 혁신기업의 성장 사다리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테슬라를 사례로 들며 "테슬라는 2010년 상장 이후 2019년까지 약 10년간 적자를 냈지만, 그 기간에도 나스닥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며 현재 전기차뿐 아니라 AI와 로봇 분야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코스닥 시장이 나스닥처럼 혁신기업의 자금조달 창구가 되기 위한 선제조건으로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현재의 코스닥 시장이 장기 투자 성향의 기관투자자가 적극 참여하는 방향으로 대규모 체질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를 위해 "30조원 규모의 코스닥 펀드를 조성해야 한다"며 "국민성장펀드와 연계한 코스닥 펀드 조성을 통해 시장에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투자자들이 단순히 투자할 유망 회사를 찾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이미 투자한 기업을 적극적으로 키워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코스닥 시장이 혁신 생태계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내 회수시장의 핵심 통로인 코스닥의 역할을 고려하면 IPO( 기업공개) 문턱도 보다 유연해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정부가 연 40조원 규모의 글로벌 4강 벤처투자 시장 육성을 목표로 제시했지만 현재처럼 매년 60~70개 기업이 코스닥에 상장하는 수준으로는 부족하다"며 상장 문턱은 낮추고, '좀비' 기업은 빠르게 퇴출시키는 이른바 '다산다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회장은 "올해 들어 코스닥 기업의 상장폐지 심사가 강화되면서 시장 건전성 측면의 '다사'는 어느 정도 이뤄졌지만, 기업이 원활히 상장하는 '다산'은 여전히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VC협회는 이를 위해 침체된 기술특례상장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으며, 트랙별·업종별 애로사항과 개선 과제를 조사해 관계기관에 건의했다.

김 회장은 IPO 중심의 국내 회수시장이 보다 활성화되려면 세컨더리 시장 활성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현재 일반 펀드 출자자에 대한 세제 혜택이 세컨더리 펀드에는 신규 투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충분히 적용되지 않고 있다"며 "세컨더리 펀드 역시 벤처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세제 지원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세컨더리 시장이 부진한 배경에는 "코스닥 상장 이후 기업이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부족한 점도 깔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스닥 시장에서 혁신기업 1세대가 상장 이후 높은 시가총액을 인정받는 사례가 늘어나면 국내 기업들이 기업가치가 더 커지기 전에 회사를 '인수'하자는 인식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며 "코스닥 시장이 활성화되면 M&A 시장도 함께 활성화되면서 회수시장 전반이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지난해 2월 VC협회 16대 회장에 올랐다. VC협회 역사상 처음 경선을 통해 선출됐다. 취임 이후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위한 30조원 규모의 펀드 조성 필요성을 꾸준히 강조해왔다.

이날 협회는 경쟁력 있는 벤처투자 시장을 조성하기 위해 △BDC(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STO(토큰증권) 제도 안착 △VC 락업 완화 △세컨더리 펀드 활성화 △기술특례상장 활성화 등을 올해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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