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업계가 최근 고물가·고유가·고금리·고환율의 4중고에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내년도 최저임금을 동결해줄 것을 촉구했다. 중소·소상공인10곳 중 7곳 이상이 현재 최저임금 수준조차 경영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으며 10곳 중 약 1곳은 최저임금이 오르면 아예 폐업을 검토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중기중앙회)는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중소기업·소상공인 생존을 위한 최저임금 결정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공동 호소문을 발표했다.
이날 중기중앙회가 공개한 '중소기업 최저임금 관련 애로 실태 및 의견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 994개사 중 77.6%가 현재 최저임금 수준(시급 1만320원)에 대해 경영 부담(매우 부담 30.5%, 다소 부담 47.1%)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년 대비 현재 경영 상황이 '악화했다'고 응답한 기업은 60.4%였으며 특히 매출 10억원 미만 소상공인의 경우 70.9%가 악화됐다고 답했다. 내년 경영도 악화될 것이라는 예측이 47.6%(매우 악화 20.2%, 다소 악화 27.4%)를 차지했다. 최근 3년간 인건비 증가에 대한 대응책을 묻는 질문에는 가장 많은 43.6%의 기업이 '별 다른 대응을 하지 못하고 영업이익 감소를 감내했다'고 답했다.
중소기업 10곳 중 6곳 이상(62.6%)은 내년 최저임금 인상에 반대 입장을 냈다. 최저임금의 적정 수준으로는 '올해 수준의 동결'을 꼽은 기업이 41.6%로 가장 많았고 '올해보다 낮은 수준으로 인하해야 한다'는 응답도 21.0%로 나타났다. 만약 내년에도 최저임금이 감내할 수 없는 수준으로 인상될 경우 '신규 채용 축소(24.6%)'나 '기존 인력 감원(24.0%)' 등 고용을 줄이겠다는 응답이 48.6%로 조사됐다. '사업 종료(폐업)를 검토하겠다'는 응답도 8.7%로 나타났다.
이들은 특히 최저임금에 대한 업종별 차등적용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업종별 차등적용 도입 필요성에 대해서는 응답기업 전체의 76.1%가 긍정적으로 답했으며 특히 1~9인 소상공인 기업의 경우 찬성률이 80.5%로 나타났다.
기자회견 현장에서는 업종별 대표들의 토로가 이어졌다. 이재광 중기중앙회 노동인력위원장은 "최근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업종별 구분적용 안건이 부결된 것은 안타깝다"며 "올해 주요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평균 0.73%로 202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상황에서 최저임금마저 오르면 중기·소상공인은 벼랑 끝으로 내몰리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기재 한국펫산업연합회장은 "인건비 부담으로 반려동물 용품 소매점의 마진의 최종 수익률이 5%에 불과해 점주들은 월 100만원 이하의 소득만 가져간다"며 "점주들은 무인매장으로 전환하거나 아예 폐업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중학 GS25경영주협의회 정책국장 역시 "인건비 부담으로 많은 편의점 경영주들이 직원채용을 줄이고 직접 매장을 지키는데 심지어 연중무휴로 일하기도 한다"며 "대기업은 수천만원의 성과급을 논하지만 소상공인은 몇백원의 최저임금 인상에 폐업을 고민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