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알리바바, 삼성전자 등 글로벌 빅테크들이 AI(인공지능) 스마트글라스를 연이어 출시하면서 관련 기술을 보유한 국내 스타트업들도 주목받는다. 벤처캐피탈(VC)업계도 스마트글라스 시장이 본격 성장세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고 관련 스타트업 투자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30일 벤처투자업계에 따르면 공간지능(Spatial AI) 기술기업 딥파인은 최근 1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유치를 완료했다. 당초 50억~70억원 규모를 목표로 했지만 투자수요가 몰리며 오버부킹이 발생해 최종모집액을 100억원으로 늘려 라운드를 마무리했다. 이번 투자는 효성벤처스가 리드했으며 포스코기술투자와 LIG디펜스&에어로스페이스(옛 LIG넥스원) 등이 참여했다.
딥파인은 AI가 사용자의 주변 공간과 사물을 인식하고 필요한 정보를 AR(증강현실) 형태로 제공하는 공간컴퓨팅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공간컴퓨팅은 AI가 사용자의 주변 환경과 위치를 실시간으로 인식해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핵심기술로 스마트글라스의 기반기술로 꼽힌다. 김현배 딥파인 대표는 "투자자들이 앞으로 다가올 스마트글라스 시대에 필요한 공간컴퓨팅 기술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광학모듈을 개발하는 레티널도 지난 5월 278억원 규모의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를 유치했다. 투자에는 코오롱인베스트먼트, 오픈워터인베스트먼트, 롯데벤처스 등 16개 VC가 참여했다. 레티널은 스마트글라스 렌즈에 영상을 구현하는 광학모듈을 개발하는데 내년 본격 양산을 앞뒀다. 딥파인이 공간인식과 AR 구현을 담당하는 스마트글라스의 '두뇌'를 맡는다면 레티널은 스마트글라스의 '눈' 역할을 담당한다.
직접 스마트글라스를 제작해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스타트업도 속속 생겨난다. 피앤씨솔루션과 시어스랩이 대표적이다. 피앤씨솔루션은 산업용 스마트글라스 완제품 '메타렌즈'를 자체개발해 제조·국방·에너지 등 산업현장에 공급한다. 시어스랩은 생성형 AI 기반 스마트글라스 '에이아이눈'을 개발 중이다. 에이아이눈은 카메라 없이 LLM(대규모언어모델) 기반의 음성 중심 기능을 제공하는 AI 스마트글라스로 전용 앱(애플리케이션) '에이아이눈X'를 통해 챗GPT, 제미나이, 클로드 등 생성형 AI 모델을 선택해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VC업계에서는 스마트글라스 시장의 핵심과제로 '경량화'와 배터리 효율 등을 꼽는다. 배준성 롯데벤처스 상무는 "AI 성능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사용자가 하루 종일 착용할 수 있을 정도의 무게와 배터리 효율, 착용감 등 하드웨어를 개선하는 것이 시장확대의 핵심과제"라며 "이 부분이 해결되면 스마트글라스의 대중화도 한층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글라스 출하량은 지난해 870만대로 전년 대비 300% 이상 증가했으며 올해는 1500만대를 넘어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