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삼성물산 자사주 처분, 사외이사 전원합의로 '결정'

박종진 기자, 장시복 기자
2015.06.10 21:51

사외이사 4명이 별도 논의로 결정…"삼성의 이해관계 아닌, 사외이사 눈으로 합병 필요성 판단"

삼성물산이사회가 제일모직과 합병 성사를 위해 전격 결정한 자사주 처분 결정은 사외이사들의 합의에 따른 것으로 확인됐다.

자사주 처분을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미래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차원에서 결정하도록 사외이사들에게 판단을 맡긴 것이다.

10일 삼성물산에 따르면 이날 오후 삼성물산 33층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자사주 처분 결정은 사외이사 4명의 전원 합의로 결정됐다.

이날 이사회는 KCC로부터 자사주를 매입하겠다는 제안이 먼저 들어와 삼성 내부의 찬반양론 끝에 이사회를 소집해 의견을 묻기로 했고, 사외이사끼리 단독이사회 열어 최종 결정했다.

이사회 7명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논의를 시작했지만 사외이사들이 결정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판단, 사외이사들만 따로 모여 의견 일치를 이뤄낸 것. 이를 바탕으로 자사주 처분을 최종 결정했다.

삼성물산 이사회는 모두 7명이다. 이중 최치훈 대표이사 사장과 김신 대표이사 사장, 이영호 부사장(건설 경영지원실장) 등을 제외한 4명은 사외이사로서 외부인들이다. 사외이사는 이종욱 국민행복기금 이사장, 이현수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주필,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 등이다.

결국 삼성물산 이사회의 이번 의사결정 방식은 삼성의 이해관계가 아닌 사외이사들의 눈으로 합병 문제를 판단해달라는 주문이었다. 사외이사들은 삼성물산의 미래 가치 증대를 위해서는 합병이 꼭 필요하고, 이에 따라 자사주를 KCC에 처분해서라도 의결권을 더 확보해야한다고 판단한 셈이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어 우호적 투자자에게 매각을 해야 표결에서 의결권이 살아난다.

서울 서초구 삼성물산 본사 앞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사진=머니투데이 자료사진

이사회의 이날 의결로 삼성물산은 보통주 자기주식 전량(899만주, 지분율 5.76%)을 KCC에 매각한다. 처분가액은 이날 종가 기준으로 6743억원이다.

덕분에 삼성 측은 삼성SDI와 삼성화재 등 관계사 지분 13.83%(삼성생명 특별계정 제외)에다가 KCC에 처분한 물량 5.76%(기존 보유분 약 0.2%, 총 5.96%)를 추가로 확보하게 됐다. 삼성물산 주식을 7.12%까지 사들이며 합병을 반대하고 나선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보다 더 유리한 입장에 선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물산 사외이사들의 결의에 따른 자사주 처분 결정으로 추가 우호 지분 확보는 물론 자사주 처분의 정당성도 확보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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