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책임경영을 위해 주요 계열사의 등기이사로 복귀한다. 수펙스협의회의 기능 강화를 위해 김창근 SK SUPEX추구협의회 의장은 남은 1년의 임기를 계속 이어간다.
SK는 임형규 SK하이닉스 부회장 역할을 확대해 반도체 사업을 강화하고 관료 출신 컨설턴트 심승택씨를 영입해 에너지, 화학사업의 성장에 박차를 가한다.
13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SK, SK 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등 과거 맡고 있던 계열사의 대표이사직을 다시 수행하기로 했다.
SK 고위 관계자는 “사면 이후 최 회장은 모든 사안에서 정면돌파를 시도해 왔다”며 “계열사의 경영에 대한 최종적인 책임을 진다는 의미에서 등기이사로 등재될 것”이라고 확인했다.
최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은 각 계열사의 이사회 결의를 거쳐 내년 2~3월에 각 계열사 주주총회에서 확정된다.
SK그룹 인사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인 김창근 SUPEX 의장은 SUPEX추구협의회 기능 강화를 위해 1년 남은 임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최 회장 부재 중에 SUPEX를 중심으로 공백을 메운 공로를 감안한 조치로 풀이된다.
최 회장이 주요 계열사의 대표가 되지만 글로벌 사업 등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추진하는 데 힘쓰며 일상적인 경영활동에선 SUPEX를 중심으로 꾸려갈 방침이다.
그룹의 주요 사업이 된 반도체 사업에 탄력을 가하기 위해 삼성전자에서 넘어온 반도체 전문가 임형규 부회장(ICT) 총괄의 업무범위도 넓어질 전망이다.
처음에는 사업자문 수준이었으나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을 챙기는 등 임 부회장의 활동폭이 그동안 점차 넓어져 왔다.
임 부회장은 삼성전자 시스팀LSI사업부장과 삼성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 신사업팀장을 역임했고 2014년부터 SK텔레콤 부회장과 SK SUPEX추구협의회 ICT기술성장위원장을 맡고 있다.
옛 산업자원부(현 통상산업부)에서 일했던 베인애컴퍼니의 파트너 컨설턴트 심승택씨를 최근 전무로 영입해 글로벌성장위원회에 배치하고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역할을 맡겼다.
SK그룹은 이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2016년 인사와 조직개편안’을 오는 16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인사에서 계열사 대표이사 등 사장단 인사는 소폭에 그칠 전망이다.
지난해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네트웍스 등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및 SK수펙스추구협의회 위원장 다수가 교체된 까닭이다.
‘성과 있는 곳에 보상 있다’는 SK 인사 원칙에 입각해 승진인원은 다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매분기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SK하이닉스, 지난해 적자에서 올해 약 2조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되는 SK이노베이션 계열, 통합 지주 회사가 된 SK㈜에서 승진자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기저효과도 작용했다. SK는 지난해 SK하이닉스를 제외한 대부분의 계열사 경영실적 부진으로 신규 임원 선임 87명을 포함해 총 11명 임원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이는 직전년도(141명)보다 17% 작은 동시에 2009년 이후 최소다.
SK 관계자는 "올해 경영진 인사는 소폭에 그치겠지만, 임원 인사 규모는 예년 수준을 회복할 것"이며 "승진 인사가 일부 계열사에 치우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