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의 발·불황바로미터' 1톤 포터, 생산40년 현장 가보니

울산=박상빈 기자
2017.01.12 11:23

[르포]'창립 50주년' 현대차 산실, 가동률 100%에도 기쁘지 않다.."최선 다해 만드는 게 도리"

현대자동차 울산4공장 '42라인'에서 1톤 소형트럭 '포터'가 생산되고 있다./사진제공=현대자동차

올 연말 창립 50주년을 맞는 현대자동차가 태동한 곳이자 국내 최고령 자동차공장으로 꼽히는현대차울산4공장. 지난 10일 찾은 이곳에선 지난해 국내 베스트셀링카 왕좌에 오른 1톤 소형트럭 '포터'가 추위에 아랑곳하지 않는 늠름한 모습으로 태어나고 있었다.

가동률 99.7%. 포터가 생산되는 울산4공장 '42라인'은 100%에 가까운 가동률을 보이며 바빴다. 지난해 포터가 9만6950대 판매량을 기록, 2위 전통의 강자인 '아반떼'(9만3804대)를 제치고 상용차로는 최초로 내수 판매 1위에 등극했을 당시의 가동률(98.7%)보다 생산량이 더 많아졌다. 운전자와 동승자가 탑승하는 '캡'과 트럭의 골격인 '섀시'는 쉴 틈 없이 합쳐졌다.

'서민의 발'이라는 명성답게 포터를 구매한 뒤 실제 출고될 때까지 걸리는 기간은 두달반. 가동률을 끌어올린 덕에 그나마 짧아졌다. 생계형 이동수단으로 주로 쓰이는 이유로 포터를 '불황의 바로미터'로 보는 씁쓸한 인식도 있지만 포터라인에서 근무하는 627명의 직원은 하루빨리 고객들이 포터를 받을 수 있도록 평일에도, 주말 특근에도 구슬땀을 흘린다. 시간당 최대 30대, 하루 480대가량 포터가 탄생을 거듭했다. 지난해에만 수출 1만5000여대를 포함해 12만2200여대가 생산됐다.

비수기, 성수기가 따로 없는 꾸준한 수요로 판매량이 급격히 늘어난 것도 아니지만 포터의 인기는 2015년 역대 최대 내수 판매량인 9만9743대에 이어 지난해 내수 왕좌에 등극하며 하늘을 찔렀다. 그러나 42라인의 분위기는 들뜬 것도 없이 차분했다. 포터의 인기가 경기침체에서 비롯됐다는 마음의 빚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 점유율이 역대 최저로 떨어지는 등 내수 위기를 겪은 회사 차원에서도 포터의 수익성은 다른 승용차와 견줘 떨어진다. 그럼에도 이제까지 그랬듯 앞으로도 더 좋은 품질로 포터를 완성해나가겠다는 것이 42라인의 의지다.

"포터의 내수 1위 등극이 경기침체에서 비롯된 것인 만큼 마음에 부담이 있지만 생계형 차량이자 서민경제를 위한 포터를 더 최선을 다해 만들고자 하는 것이 우리의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노흥창 현대차 울산공장 의장42부 부장의 말이다.

현대자동차 울산4공장 '42라인'에서 1톤 소형트럭 '포터'가 생산되고 있다./사진제공=현대자동차

노 부장은 "1500만원대부터 시작되는 저렴한 가격이지만 절대 대충 만드는 차가 아니다"며 "잔고장이 일어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는 차량"이라고 포터를 소개했다. 이러한 품질에 대한 자신감은 베테랑이 넘치는 42라인의 특징에서도 비롯됐다.

42라인 직원들의 평균 나이는 48세로, 현대차 여느 승용 생산공장보다 오래 근속한 직원이 많다. 베테랑 직원들은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사소한 문제도 즉시 찾아내 고치는 등 잔고장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지속해왔다. 노 부장은 "한 차종을 오래 만든 만큼 포터에 대한 프라이드(자긍심)가 남다른 직원이 많다"고 말했다.

품질관리표준이 울산 1~5공장 모두 같기에 포터의 조립품질이 5공장에서 생산되는 최고급 세단 '제네시스 EQ900'에 못지않다는 자신감도 있다. 42라인 직원들은 최근 경북 경주시 남산에서 신년맞이 등산행사를 열어 올해도 높은 생산 품질을 이어가자고 다짐했다.

고품질만큼 진화를 거듭해온 역사도 포터가 최고의 사랑을 받는 주요 배경이다. 포터는 2013년 7월 4륜구동 적용을 비롯해 2014년 12월 에어백, 차체자세제어장치(ESC) 탑재 등 승용차와 견줘도 대등한 안전 및 편의사양을 추가했고 앞으로도 진화할 예정이다.

포터는 1977년 3월 'HD-1000'으로 탄생한 뒤 산업합리화 조치에 따라 1981~86년 잠시 단종을 거쳐 1987년 '짐꾼'을 뜻하는 지금의 이름으로 재탄생했다. 1996년부터 울산4공장 42라인에서 생산돼왔으며 현재 판매되는 '포터Ⅱ'는 2004년부터 생산된 4세대 모델이다. 1977년 이래 누적 생산량은 지난해까지 279만9070대다.

최근 수년간 전기차 등을 앞세운 중국 소형상용차의 국내 진출 등 도전적 환경에 직면했으나 현대차 포터라인은 생산 40주년간 쌓아온 포터의 브랜드 파워와 고품질,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회사 창립 50주년의 대역사를 이어가는 데 보탬이 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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