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살아나나..한진해운 직격탄 부산신항만 제3부두 가보니

부산=황시영 기자
2017.03.29 03:00

[르포]다음달부터 2M 물량 처리…1만8270TEU급 머스크 선박 등 선적·하역에 안벽크레인 10기 '가동중'

부산신항만 제3부두의 통제실에서 크레인 원격 조종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사진=황시영 기자

지난 27일 경남 진해 안골포와 부산시의 경계에 위치한 부산신항만 제3부두. '한진해운신항만'이라고 불리는 이 부두는 한진해운 파산으로 일감이 거의 없을 것이란 기존 우려와 달리, 총 12기의 빨간색 안벽크레인 중 10기가 운전을 거듭하고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한진해운신항만 관계자는 "지난 1~3월 누적 물동량은 20만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2M과 주계약이 발효되는 다음달 1일부터 월 22만TEU 물량을 기대한다"며 점차 나아지고 있는 항만 분위기를 전했다. ㈜한진해운신항만은 ㈜한진의 100% 자회사로, 3부두 운영사다.

한진해운 물량이 전체 매출의 60% 가량을 담당했던 3부두는 지난해 9월 한진해운 법정관리 이후 급격히 주저앉았다. 한진해운과 소속 얼라이언스 CKYHE의 환적 물량은 2015년 기준 147만TEU로, 환적 물량 100만TEU 이상이 한꺼번에 사라졌기 때문이다. 24만TEU에 달했던 월별 물량은 6만~7만TEU 수준으로 급감했다. 지난해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장장 7개월에 달하는 '혹한기'를 지나면서 일부 직원은 회사를 떠나기도 했다.

하지만 3부두는 이제 '떠나간 배'인 한진해운만 넋놓고 바라볼 수 없다. 3부두는 부산신항만에 있는 총 5개의 부두 가운데 유일하게 국내 자본이기도 하다.

3부두의 '회생' 노력은 지난달 세계 최대 해운동맹인 '2M'과 주계약 체결로 이어졌다. 2M은 세계 1, 2위 선사인 머스크와 MSC가 가입한 동맹으로, 이날부터 정확히 5일이 지난 다음달 1일 이후부터 3부두 물량의 79.5%를 담당하게 된다. 한승준 ㈜한진 차장은 "3부두의 총 물량은 2015년 266만TEU에서 2016년 200만TEU로 줄었지만, 올해 목표는 다시 2016년보다 높은 224만TEU로 잡았다"고 말했다.

부산신항만 제3부두의 전경/사진=황시영 기자

기자가 3부두를 방문한 27일도 머스크의 초대형 컨테이너선박인 '모르텐 머스크(Morten Maersk)'가 위용을 드러내고 있었다. 모르텐 머스크는 1만8270TEU급(길이 400m)으로, 현존하는 세계 최대 규모 컨테이너선인 2만TEU에 조금 못 미치는 정도다. 지난 2월 2일 영국 하리치를 출발, 스페인 알헤시라스,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탄중펠레파스, 중국 닝보에 차례로 기항한 모르텐 머스크는 27일 오전 8시에 부산신항만 3부두에 들어와 28일 새벽 2시에 떠났다.

빨간색 안벽크레인은 사람으로 치면 손에 해당하는 '스프레더'를 사용, 쉴새없이 컨테이너를 들어올리고 내리면서 적재, 하역, 리핸들링(컨테이너 재배치) 작업을 동시에 해내고 있었다. 안벽크레인으로 통칭되는 이 크레인의 원래 명칭은 'STS 크레인(ship to shore gantry crane)'이다. 컨테이너가 여러 겹 적재되다보니 고정을 위해서 컨테이너들 사이에 '해치커버'가 놓였다. 40피트 컨테이너 하나의 무게는 80톤(t)에 달한다.

40피트 컨테이너의 절반 크기인 20피트 컨테이너는 동시에 2개를 들거나 내렸다. 현대차 포터 트럭이 '1톤 트럭'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80톤은 포터 80대를 동시에 들어올리는 무게인 셈이다. 거대한 규모에 입이 벌어졌지만, 한진해운 배가 아니라는 점이 아쉬웠다. 현대상선은 부산신항만에서 4부두를 주로 사용할 예정이라 찾아보기가 쉽지 않았다. 모르텐 머스크 외에 중국 시노트랜스 등의 소형 컨테이너선 7척도 선적 및 하역 작업 중이어서 총 길이 1.1㎞의 안벽(배가 접안하는 곳)은 촘촘하게 채워져 있었다. 하역 작업을 마친 소형 컨테이너선박이 정오에 출항하자 뒤에 대기중이던 또 다른 소형 선박이 접안을 시도했다.

컨테이너박스들이 부산신항만 제3부두에 적재돼 있다./사진=황시영 기자

크레인을 원격으로 조종하는 '통제실'로 들어가니 '위기를 기회로, 재도약의 원년'이라는 글귀가 붙어 있었다. 이곳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모니터 3개를 동시에 보면서 3부두에 있는 총 42기의 노란색 ARMGC(야드크레인)을 원격 조종한다. ARMGC는 컨테이너를 차량에 옮겨 싣는데, 지상에서 6m 높이까지는 기계 이상의 정확성이 요구돼 사람이 미세 조종하고, 이후 높이에서는 자동 조종된다.

㈜한진은 사모펀드 IMM이 보유중인 3부두의 50%-1주의 지분을 총 3650억원에 사들이는 계약을 오는 5월에 마무리할 계획이다. 1150억원은 ㈜한진이 1부두 지분 40% 매각 대금으로, 2000억원은 정부 주도 글로벌해양펀드가, 나머지 500억원은 부산항만공사가 조달한다. 이후 한진해운신항만은 사명에서 '한진해운'을 떼어내고 새 이름으로 다시 출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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