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에미션 도쿄'(Zero Emission Tokyo). 올해 올림픽 개최를 앞둔 일본 도쿄도(東京都)가 30년 뒤인 2050년에 기대하는 모습이다.
일본이 그리는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사회의 핵심에는 '그린 수소'가 있다. 이는 도쿄도가 지난해 12월 27일에 밝힌 구체적인 로드맵 '제로 에미션 도쿄 전략'에서 더 선명해졌다.
도쿄도는 '그린 수소'를 '이산화탄소-프리 수소'(CO2フリー水素)로 표현했다. 청정하다는 의미를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다는 걸로 표현한 것이다. 이 전략에선 지난해까지의 수소 관련 성과를 바탕으로 2030년, 2050년으로 향하는 단계적 목표를 세웠다.
'그린 수소'의 경우 재생에너지 기반 수소를 확대하는 것에서부터 광촉매를 활용한 수소 생산, 파이프를 통한 수송, 모빌리티로의 사용 확대까지 전 분야를 망라해 담겼다.
도쿄도의 자신감은 일찍부터 '수소사회'를 추진한 것에서부터 나왔다. '그린 수소'라는 더 높은 목표는 수소사회를 통한 인프라를 확보하는 작업을 거치며 구체화했다.
이케가미 사치 도쿄도 환경국 수소에너지추진담당 과장은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도쿄도는 2015년 수소사회 실현을 위한 강한 의욕을 나타냈다"며 "올림픽뿐 아니라 그 미래를 내다보고 수소전기차와 수소전기버스, 수소충전소 및 가정용·업무용 연료전지 보급을 실시해 도민에게 '침투'해왔다"고 강조했다.
사치 과장이 자신한 대로 지난해 10월 방문한 일본 도쿄는 연료 역할을 하는 '수소'가 일상에 침투해 있었다. 당시 열린 '도쿄모터쇼'에는 '수소에너지존'이 별도로 마련됐다.
이에 맞춰 토요타는 차세대 수소전기차 '미라이 2세대'를 첫 공개했다. 가와사키중공업 등 업체들도 미래 연료로 활용할 수소 청사진을 알렸다. 모터쇼였지만 수소엑스포를 방불케 한 모습이었다.
수소의 다음 단계로 향하기 위한 밑바탕은 도시 곳곳에서도 발견할 수 있었다.
'도쿄모터쇼'가 열린 고토구 '도쿄 빅사이트'에는 일본에서 유일한 액화수소충전소인 '이와타니 수소충전소 아리아케'가 2017년부터 운영 중이었다.
액화수소충전소는 기체수소에 견줘 설비 면적은 20분의1, 충전 용량은 3배에 달하는 등의 장점이 있다.
실제로 아리아케 충전소는 수소전기차를 1시간에 16대(1대당 3분), 수소전기버스를 1시간에 4대(1대당 15분)에 충전 가능하다고 알렸다.
국내 수소충전소가 충전 전후 조치 시간을 합쳐 수소전기차를 1시간에 5대 충전하는 것에 비하면 상당한 차이다. 이에 국내 정부도 2022년까지 액화수소충전소 3기 이상을 구축할 계획을 세웠다.
아리아케 충전소 직원은 "공간도 효율적이고, 충전 시간이 빠르다"며 "도쿄 빅사이트를 동선으로 하는 수소전기버스들이 이곳에서 충전을 하고 다닌다"고 소개했다.
아리아케 충전소에서 차로 10분 거리에는 도쿄올림픽에서 뛸 선수들이 묵을 선수촌(하루미 플래그) 건설이 한창이었다. 이곳에서도 연료 '수소'의 중요성은 다시 강조됐다.
선수촌 각 단지에는 주요 에너지로 수소가 공급되고 이를 활용해 연료전지가 가동될 예정이다. 이를 구체화해 각 주택에 기본 설치되는 설비가 '에네팜'(가정용연료전지)이다.
완성되지 못한 건물 대신 올림픽 이후 선수들이 떠난 뒤를 준비한 모델하우스를 방문했다. 이곳에서도 수소 연료는 중요한 홍보거리였다.
도쿄가스와 파나소닉이 협업해 만든 에네팜을 홍보하는 영상이 상영됐다. "한국인 중에서도 선수촌을 계약한 사람도 있다"고 귀띔했던 안내사는 에네팜을 통해 자연재해 때 비상 전력 활용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도쿄올림픽을 '수소올림픽'으로 만들겠다고 한 만큼 올해 여름 도쿄는 수소사회 쇼케이스로 자리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일본 각 지역과 업계는 수소 보편화 다음 단계인 '그린 수소'에 다다르기 위한 걸음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에는 세계 최초로 가와사키중공업이 일본 고베시 중앙구 고베조선소에서 액화수소운반선을 띄웠다. 호주 빅토리아에서 나오는 갈탄에서 추출한 수소를 액화해 운반한 프로젝트다.
갈탄 추출시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지만 CCS(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을 활용해 '탈탄소'를 추구하는 방식이다. 현재 시험 진행 중인 이 프로젝트는 올해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이 이어질 계획이다.
또 도쿄올림픽 성화를 지역 생산 수소로 밝힐 일본 후쿠시마에선 재생에너지에서 연간 900톤 수소를 제조할 설비 도입이 진행 중이다.
재생에너지 기반 수소충전소도 나왔다. 전기기기 제조업체 도시바는 지난달 26일 일본 후쿠이현 쓰루가시에 재생에너지 기반 수소충전소 'H2One ST Unit™'을 개소했다.
하루 수소전기차 약 8대를 충전하는 수준이나 한 대당 3분 만에 충전이 가능해 '그린 수소'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인 곳으로 평가받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