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세등등' 트럼프 "반도체·車도 관세"

심재현 기자
2025.02.12 04:00

내달 12일부터 철강 등 25%
韓 '무과세 할당제'도 폐기
"이틀내 상호관세 부과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에 관한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취재진에게 들어보이고 있다. /로이터=뉴스1

본격적으로 관세 포문을 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에 수입되는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한국이 적용받았던 무관세 할당제(쿼터제)는 폐기된다. 그는 또 한국의 주축 산업인 자동차, 반도체에 대한 관세도 검토 중이라고 해 추가 파장을 예고했다.

1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에 따르면 알루미늄 관세가 기존 10%에서 25%로 인상되고, 철강 제품에도 2018년 트럼프 1기 집권 당시 일부 면제 조치가 적용됐던 국가에까지 일괄 25% 관세가 적용된다. 이는 한달 뒤인 3월12일부터 실제 적용된다.

이에 따라 한국도 263만톤까지 무관세가 적용됐던 철강 제품에 25% 관세가 부과된다. 이날 뒤이어 공개된 포고문에서 트럼프는 한국 등에 대한 관세 예외 조치 합의가 국가 안보 우려를 해소하는 데 효과적이고 장기적인 대안을 제공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캐나다와 멕시코의 대미 철강 수출이 크게 늘어난 배경에 중국산 덤핑 철강이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으로 수입되는 철강 제품의 용해·주조 공정과 알루미늄의 제련·주조 공정을 미국 내에서 거쳐야 한다는 새로운 북미 표준도 도입한다고 해 중국의 우회수출 차단을 하려 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조치에 전 세계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철강이 자동차·조선·가전 등의 핵심 원료로 산업 전반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한국 역시 세계 6위 철강 생산국이자 대미 4위 철강 수출국이다.

트럼프 2기 쏟아지고 있는 관세/그래픽=이지혜

트럼프의 관세 정책은 앞으로 더 나올 예정이다. 구체적인 설명은 없었지만 그는 이날 "자동차나 반도체, 의약품에 대한 관세 부과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한국에 악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반도체가 1997년 세계무역기구(WTO)의 정보기술협정(ITA)에 따라 회원국 간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 품목이라는 점에서 철강 다음 타깃으로는 자동차에 무게를 싣는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전 한국국제통상학회장)는 "자동차는 미국이 한국, 일본, 독일 등 다수 나라에서 적자를 보고 있고 미 제조업 부흥에도 중요한 산업인 만큼 관세 가능성이 높다"며 "반도체는 아직 미국 내 생산으로 대체가 어렵고 미국 첨단산업에서도 중요 품목이라 섣불리 건드리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이틀 안에 상호관세도 부과할 것"이라고도 했다. 관세가 부과되는 무역 상대국의 보복 관세에 대해선 "신경쓰지 않는다"고 해 관세 정책에 대해 충분히 준비했음을 시사했다.

한편 철강 관세에 대해 미국은 "예외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한 달 시간을 두면서 여지를 남겼다. 이날 앤서니 알바니즈 호주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첫 통화 사실을 공개하면서 "호주산 철강에 대한 관세 면제를 검토하고 있다는 데 양국이 동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호주에 대해 "미국이 흑자를 본다"며 우호적으로 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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