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만 25%, 언제까지 버티나…日이어 유럽 車 관세 15% 확정

강주헌 기자
2025.09.25 16:02
지난 16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자동차 전용부두에 수출용 차량이 세워져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한국산 자동차의 가격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해졌다. 일본산 자동차에 이어 유럽산에도 관세 15%로 인하가 확정됐지만 한국산 자동차는 여전히 25%의 고율 관세가 적용되면서다. 한미 관세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수익성은 더 악화할 전망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유럽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기존 27.5%에서 15%로 낮추는 방안을 확정했다. 인하된 관세는 지난달 1일부터 소급 적용된다. 일본 역시 이달 16일부터 15% 인하 조치가 발효됐다. 한국만 관세 불확실성을 해소하지 못한 상황이다. 지난 7월 한미 무역 협상에서 자동차 관세 15%에 합의했으나 후속 협상에서 이견을 보이면서 관세 인하가 미뤄지고 있다.

현대자동차·기아는 현지 판매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가격 인상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북미 시장 판매량을 유지하기 위해선 경쟁업체와 비교해 가격 경쟁력을 유지해야 하는 까닭에 가격 조정은 쉽지 않다. 현대차 중형 SUV(다목적스포츠차량) 싼타페는 미국시장에서 3만4800달러(약 4900만원)부터 시작하는데 관세를 적용하면 한 체급 위인 폭스바겐 아틀라스와 가격이 비슷해진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지난 18일 '2025 현대차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차량 가격은 수요·공급과 연관이 있지 관세와 연관이 있는 게 아니다"며 "지금 차 값을 올리면 고객은 현대차를 구매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한미 무역 합의가 최종 타결되기 전까지는 손실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대차는 이같은 불리한 조건이 지속될 경우까지 염두에 두고 올해 실적 목표를 조정했다. 영업이익률 목표를 기존 7.0~8.0% 대비 1%포인트 하향한 6.0~7.0%로 설정했다. 올 하반기 영업이익 목표는 3조8000억원~5조8000억원으로 최저치인 3조8000억원은 관세 25%가 지속될 경우를 가정한 시나리오다. 관세 인하가 늦어질수록 목표 달성은 쉽지 않다.

경쟁업체보다 높은 관세율이 적용되는 불리한 상황에서 생산 현지화 비율도 낮아 부담이 더 크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미국 판매 대비 현지 생산 비중은 42%다. 토요타는 54%, 혼다는 72%다. 현대차는 현지 생산 비중을 2030년까지 80% 수준으로 높일 계획이지만 그전까지는 관세 부담을 감당해야 한다.

실적 충격은 수치로 드러나고 있다. 업계는 현대차·기아가 올 3분기(7~9월)만 관세로 인해 2조원 안팎의 영업이익 감소를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현대차·기아의 관세 부담이 하루 약 230억원(월 7000억원)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장기화할 경우 손실은 더 불어난다. 메리츠증권은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에 25% 관세를 유지하면 현대차의 연간 영업이익 훼손 규모가 6조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반면 관세가 15%로 낮아질 경우 감소 폭은 절반 수준인 3조2000억원으로 줄어든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이익 구조가 탄탄해 당장은 버틸 수 있지만 손실을 같이 분담하는 구조로 갈 수밖에 없어 업계 전반적으로 수익성이 나빠질 것"이라며 "결국 정부가 한미협상을 조속히 마무리해 불확실성을 해소해주는 걸 기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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