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주인 못찾은 홈플… 공개입찰도 '험로'

유엄식 기자
2025.10.14 04:15

스토킹호스 무산, M&A 공고… MBK 추가자구책에도 냉랭
임직원 2만명 생계 달려 '청산'도 어려워, 정부 빅딜 거론도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가 수원 원천·대구 동촌·부산 장림·울산 북구·인천 계산점 등 5곳을 시작으로 오는 11월부터 내년 5월까지 15개 점포를 순차적으로 폐점할 예정이다. 사진은 인천 계양점 전경. /사진=뉴스1

기업회생을 추진 중인 홈플러스가 M&A(인수·합병) 방식을 바꿔 새 주인 찾기에 나섰다. 당초 여러 인수 후보자를 물밑접촉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잠정결정한 뒤 공개입찰로 최고가 낙찰을 기대한 '스토킹 호스' 방식이 무산되면서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매각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은 이달초 제3자 배정방식의 유상증자 및 회사의 신규발행 회사채 인수 등 외부자본 유치방식으로 매각하는 공개경쟁입찰로 진행하겠단 내용의 '회생회사 홈플러스 주식회사 M&A' 공고를 냈다. 입찰희망 기업은 오는 31일까지 인수의향서 및 비밀유지확약서, 회사소개 자료 등 제출서류를 내야 한다. 예비실사 기간은 다음달 3일부터 21일까지며 최종입찰서 접수일은 11월26일로 정해졌다.

제출기한까지 인수의향서를 낸 기업이 하나도 없거나 여러 업체가 경합하더라도 매각주관사는 자체 판단에 따라 추가접수를 진행할 수 있고 후속 M&A 진행 여부 등 주요 의사결정은 홈플러스와 매각주관사의 고유권한이란 단서도 포함했다.

지난달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김병주 MBK파트너스(이하 MBK) 회장은 비공개면담을 진행했다. 당시 김 회장은 "유력한 협상자와 논의 중"이라며 M&A 성사 가능성을 시사하며 다음달 10일까지 매각을 마무리하겠단 입장을 밝혔지만 이번에 공개입찰로 전환하면서 사실상 '없던 일'이 됐다.

정부와 정치권이 우려를 표명하고 비판여론이 일자 MBK는 지난달 24일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운영수익의 일부를 활용해 최대 2000억원을 홈플러스에 무상으로 추가 증여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6월 발표한 2조5000억원 규모의 보통주 무상소각에 이은 추가 자구책인 셈이다.

이를 두고 시장에선 M&A 판도를 바꿀 수 없는 수준이란 지적이 나왔다. IB업계 관계자는 "MBK가 보유한 홈플러스 지분 2조5000억원은 청산하든, 기업이 계속 운영되든 사실상 휴지 조각"이라며 "사과문에서 발표한 무상증여 2000억원도 현금성 지원이 아닌 대출 등의 형태라면 면피성 지원책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유통업계 안팎에서도 이번 공개입찰로 홈플러스가 새 주인을 찾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 업황이 침체한 상황에서 영업규제도 지속되는 데다 직원 수도 워낙 많아 인수기업이 선뜻 나서기 어려울 것"이라며 "인수금액은 이번 M&A에서 큰 의미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번 공개입찰에서도 인수의향자를 찾지 못하면 홈플러스는 다음달 10일로 예정된 기업회생계획 제출시한을 추가로 연장할 수밖에 없다. 결국 홈플러스 M&A는 연말을 넘길 수도 있단 얘기다. 문제는 M&A 과정이 길어질수록 홈플러스의 유동성 위기가 가중되고 버티기가 어려워진단 것이다. 실제로 일부 점포는 전기료도 내지 못할 만큼 자금 사정이 악화한 상황이다.

그렇다고 '청산(파산)' 결정을 내리는 것도 현실적으로 녹록지 않다. 2만명 임직원의 생계가 걸려 있어서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도 지난달 홈플러스 노동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선량한 인수자를 찾아 노동자의 일자리를 지키는 일"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업계 일각에선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한 정부 주도의 '빅딜' 가능성도 여전히 유효한 카드로 거론된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