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오는 31일 이사회…SK실트론 매각 'GO'냐 'STOP'이냐

SK㈜, 오는 31일 이사회…SK실트론 매각 'GO'냐 'STOP'이냐

최경민 기자
2026.07.22 05:00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SK실트론 매각 추진 일지/그래픽=이지혜
SK실트론 매각 추진 일지/그래픽=이지혜

SK그룹의 SK실트론 매각 진행 혹은 백지화 여부가 이르면 이달 말 결정된다. 반도체 웨이퍼 제조사 SK실트론을 팔자니 최태원 회장의 'AI(인공지능) 올인' 전략과 어긋나고, 매각을 접자니 재계 내 신의(信義) 문제를 피해갈 수 없다. 이런 딜레마 속에서 매각의 칼자루를 쥔 SK㈜ 이사회가 어떤 결정을 내릴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SK㈜는 오는 31일 이사회를 연다. 이사회 테이블에는 SK실트론 매각 건이 오를 게 유력하다. SK㈜는 SK실트론 지분 5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SK㈜의 SK실트론 지분과 TRS(총수익스와프) 계약지분 19.6%까지 포함한 총 70.6%, 그리고 최 회장 보유 지분(29.4%)의 매각이 그동안 추진돼왔다. 우선협상대상자로는 지난해 12월 두산그룹이 선정됐다.

이사회에서 매각 진행 혹은 백지화를 결정한다면 SK㈜가 확정 공시를 낼 것으로 보인다. SK㈜는 그동안 SK실트론 매각 건과 관련해 "세부적인 사항은 우선협상대상자와의 협의를 통해 결정할 예정으로, 추후 관련사항이 확정되는 시점에 재공시 하겠다"며 미확정 공시를 반복해왔다. 반면 이사회에서 의사 결정을 내리지 못할 경우 미확정 상황이 지속된다.

가장 큰 변수는 AI 반도체 초호황기 도래에 따른 그룹의 전략 수정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분기 영업이익 37조6103억원을 쓸어담았다. 2분기에는 영업이익이 60조원 대에 달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AI 반도체 수요를 공급이 못따라가는 상황이 심화됨에 따라 SK그룹은 'AI 풀스택(full stack) 구축'을 핵심 전략으로 삼았다.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기초 소재인 웨이퍼를 만드는 SK실트론을 파는 게 적절하냐는 의문이 제기된 배경이다.

기존 계획 대로 SK실트론 매각을 택한다면 그룹의 전략, 그리고 최 회장의 메시지와 배치되는 결정을 내린 꼴이 된다. 최 회장은 지난 6월 대만에서 "향후 5년안에 전속력으로 메모리 반도체(웨이퍼 기준) 생산 능력을 2배로 늘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15일 제주에서는 AI 반도체 시장의 '아비규환 경쟁'을 거론하면서 "올해보다 내년 수요가 최대 100% 더 늘어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이호윤 기자 =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깐부치킨 삼성점에서 '치맥 회동'을 하고 있다. 2026.6.7/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호윤 기자
(서울=뉴스1) 이호윤 기자 =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깐부치킨 삼성점에서 '치맥 회동'을 하고 있다. 2026.6.7/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호윤 기자

SK실트론 매각의 필요성 역시 과거만큼 크지 않다. SK실트론 매각 추진은 그룹의 유동성 개선을 위한 리밸런싱 차원에서 이뤄졌다. 그런데 이 리밸런싱은 거의 완성단계에 도달했다는 게 중론이다. 2024년 219개에 달했던 SK그룹 계열사 수는 지난 5월 기준 151개까지 줄었다. 그 결과 SK㈜의 지난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비 760% 늘었고, 순차입금은 21% 감소했다. 부채비율은 172.8%에서 135.7%로 낮아졌다. 여기에 SK하이닉스 등이 분기에 수십조원을 벌어들이는 경영 환경까지 갖춰졌다.

그렇다고 매각 백지화를 쉽게 결정할 수는 없다. SK실트론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지목된 두산그룹과의 관계가 껄끄러워지는 것을 피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재계의 맏형 역할을 그동안 자처해온 최 회장 입장에서 결코 반길 일이 아니다. 두산 입장에선 SK실트론 매각이 불발될 경우 반도체 전·후공정을 아우르는 밸류체인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에 차질이 발생하게 된다.

SK가 매각 협상 재개를 택한다고 해도 딜의 성사 여부는 장담할 수 없다. 반도체 초호황 속에서 SK실트론의 기업 가치가 재산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SK실트론은 국내 유일의 웨이퍼 전문기업으로 12인치 기준 글로벌 시장점유율 3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반도체와 더불어 웨이퍼 수요도 폭발적으로 늘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SK 측이 협상 테이블에 기존 보다 대폭 인상된 가격표를 들고 나올 가능성을 배제 못한다.

재계 관계자는 "지루한 협상 구도가 만들어지는 것만은 SK와 두산 양측이 모두 피하고 싶을 것"이라며 "딜레마를 딛고 신중하면서도 명확한 의사결정을 SK㈜ 이사회가 내려주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SK실트론이 생산한 반도체 실리콘 웨이퍼
SK실트론이 생산한 반도체 실리콘 웨이퍼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최경민 기자

안녕하세요. 산업1부 최경민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