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오려고 연차까지 썼어요."
지난 7일 오후 3시. 경북 구미역 인근 구도심 광장에서 열린 구미라면축제의 '라면 빨리먹기 대회'에 참가한 한 30대 여성 참가자는 자기소개를 부탁하는 질문에 "대전 사람인데 구미에 오려고 연차까지 썼다"고 말했다.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열린 구미라면축제는 올해로 벌써 4회를 맞았다. 직선 형태의 구미역 앞 광장과 도로를 475m 길이의 '세상에서 가장 긴 라면 레스토랑'으로 꾸며 방문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현장은 구미지역 상인들이 직접 만든 이색메뉴를 맛보려는 방문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각 부스 앞에는 주문한 라면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긴 줄이 늘어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첫날과 둘째 날에만 벌써 방문객 수가 24만명에 달했을 정도다. 지난해 행사에는 총 17만명이 방문했는데 이틀 만에 지난해 기록을 뛰어넘은 것이다. 지난해엔 방문객의 48%가 외지인이었다.
핫도그빵에 잘 볶은 라면과 야채를 토핑으로 올려 만든 빵인 '금오산볶음라면빵'을 판매하는 부스 직원 김민서씨(이하 가명·25)는 "지난해 3000개 이상 팔렸고 올해는 더 많이 팔릴 것같다"며 "이미 반응이 너무 뜨겁다"고 웃음을 지었다. 친구와 함께 축제현장을 찾은 배민지씨(21)는 "음식도 맛있고 올해는 스마트폰 QR코드로 간편하게 주문하는 시스템이 도입돼 편하다"고 말했다.
구미라면축제는 농심 구미공장에서 갓 생산된 라면이 공급돼 참가자들이 신선하고 탱글탱글한 라면을 맛볼 수 있도록 한다. 이처럼 농심이 구미라면축제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이유는 구미지역 상생과 경제 활성화에 힘을 싣기 위해서다. 구미시는 특히 올해 농심과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의 협업에 힘입어 젊은층에서도 큰 호응을 얻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실제 현장에서는 '신라면 케데헌 에디션' 12만개가 한정판매돼 눈길을 끌었다.
구미라면축제의 모태가 된 농심 구미공장은 국내 '신라면' 생산량의 약 75%를 담당한다.
김상훈 농심 구미공장장은 "'신라면' 고속라인에서는 1분에 최대 600개 제품이 생산된다"며 "하루 생산량은 약 500만명에 달하는 경상북도민 한 사람에게 하나씩 라면을 줄 수 있는 정도"라고 말했다. 농심 구미공장은 국내 최초로 라면공장에 AI(인공지능) 기반 사물인식 프로그램을 도입해 포장결함 등을 자동으로 인식한다. 이는 '신라면'은 물론 '짜파게티' '너구리' 등 주력제품에 일관된 품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기반이라는 게 농심 측의 설명이다.
'신라면' 출시 40주년을 맞는 농심은 본격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도약을 준비한다. 최근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신제품인 '신라면 김치볶음면'을 필두로 앞으로도 '신라면'이라는 대표 브랜드를 활용한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스파이시 해피니스 인 누들스'(Spicy Happiness In Noodles·매콤한 행복)를 글로벌 슬로건으로 전세계 소비자에게 '신라면'이 가진 '매운 즐거움'을 경험하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구체적으로 소고기와 닭, 마라 등 다양한 현지 식자재를 활용한 지역별 맞춤 신제품을 개발해 글로벌 입맛을 겨냥하겠단 계획이다. 심규철 농심 글로벌마케팅부문장은 "그동안 '신라면'에 한국적인 맛을 오롯이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다면 앞으로는 '신라면'이 각국의 문화와 생활 속에 잘 녹아들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을 본격화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