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후 탄소포집 '0톤→2000만톤'?…"전폭적 지원은 필수"

최경민 기자
2025.11.12 06:33
2035년 CCUS 온실가스 감축목표/그래픽=김지영

정부가 공격적인 NDC(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 목표를 잡음에 따라 탄소포집 사업도 속도를 낼 수밖에 없게 됐다. NDC에 맞춰 향후 10년 내에 연 1000만~2000만톤 규모의 탄소포집을 가능케 하려면 정부의 외교적·재정적 지원이 필수적이란 평가다.

11일 에너지 업계 및 관련 부처에 따르면 '2035년 NDC 부문별 온실가스 감축목표'에 CCUS(탄소포집활용저장)가 포함됐다. 2035년 NDC를 2018년 대비 53%로 잡을 경우에는 1120만톤, 61%로 설정할 경우에는 2030만톤의 탄소를 CCUS를 통해 감축해야 한다.

업계는 급진적인 목표로 본다. CCUS가 아직까지 국내에서 제대로 자리잡은 사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부의 NDC 발표 자료에도 지난해 기준 CCUS를 통한 탄소감축량이 '0'이라고 명시돼 있다. 정부 측은 "CCUS 기술개발 및 상용화 등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 저감, 탄소 흡수를 강화할 계획"이라는 설명만 달아놨다.

글로벌 차원에서 보면 탄소포집은 의미있는 성과를 내기 시작하고 있다. 산토스는 지난해부터 상업 가동 중인 '뭄바 CCS 프로젝트'를 포함해 호주 내에서 3개의 탄소포집 허브를 개발 중이다. 에퀴노르·쉘·토탈에너지스는 노르웨이에서 합작사 노던라이츠를 세우고 탄소포집 사업을 본격 개시했다. 탄소포집은 2037년 무렵 시장 규모가 113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포스코, SK이노베이션 E&S, GS칼텍스, 한화파워시스템, 그리고 조선 3사(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화오션) 등이 기술 개발에 나섰다. 각종 공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포집·재자원화하려는 구상이다. 최근 한화토탈에너지스는 NCC(납사분해설비)에서 탄소를 직접 포집하는 첫 파일럿 설비의 운전을 시작하기도 했다. 조선사들은 선박에서 배출하는 탄소를 줄이기 위해 선상 이산화탄소 포집 시스템까지 개발하고 있다.

노르웨이 외이가르덴(Oeyargden)의 노던라이츠(Northern Lights) CCS 터미널에 위치한 LCO2(액화이산화탄소) 파이프/외이가르덴(노르웨이)=김도균 기자

그럼에도 국내 시장 상용화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포집한 탄소를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는 명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집 탄소를 활용해 화학 제품 등을 만들 수 있지만 아직 기술적 허들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CCU(활용) 보다는 우선 CCS(저장)에 포커스를 맞출 수밖에 없는데 아직 국내에는 탄소 저장소가 없는 현실이다. 호주, 노르웨이 등의 경우 넓고 깊은 바다를 끼고 있어 수 천 미터 해저에 위치한 대염수층·폐가스전을 활용해 탄소 저장소를 만든 것과 차이난다.

한국 입장에선 인근에 넓은 바다를 보유한 호주·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에 위치한 저장소로 탄소를 실어 나를 수 있어야 CCS 사업이 힘을 받을 수밖에 없다. 런던의정서 등 국제법에 따르면 탄소를 국가 간에 이동시키기 위해선 양국 간 협약이 필수적인데 한국은 이 부분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2035년 NDC에 맞는 탄소포집 성과를 내려면 국가 간 탄소 이동이 가능하게 만들 수 있는 외교적 노력부터 필요한 이유다.

재정적 지원도 절실하다. 노르웨이 노던라이츠의 경우 CCS 1톤당 100유로가 넘는 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비용이 그대로 전가된다면 제품 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기에 국가의 과감한 지원이 진행돼야 한다. 노던라이츠만 봐도 1단계 투자에 들어간 약 1조3000억원의 80%를 노르웨이 정부가 부담했다. 호주는 CCS 관련 프로젝트에 10년간 약 2억7000만 호주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고, 미국은 CCS에 톤당 85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탄소포집은 경쟁력이 입증되고 있는 실질적 저탄소 솔루션"이라면서도 "신기술의 초기 시장 안착을 위해선 전폭적 지원이 필요한데, 정부가 이를 염두에 두고 공격적 CCUS 목표를 잡았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