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빼면 다 적자"…'사면초가' 전자업계, 간절한 종전 기대감

"반도체 빼면 다 적자"…'사면초가' 전자업계, 간절한 종전 기대감

최지은 기자, 박종진 기자
2026.04.01 16:50

원자재·운임·환율 삼중 부담…종전 여부에 수익성 반등 달려

중동 전쟁이 5주차에 접어들면서 원자재 가격 상승과 해상 운임 급등, 고환율 등 복합 악재가 겹친 가전 업계가 수출 둔화 압박에 직면했다. 최근 국내 주요 가전 기업 내부에서는 관련 사업부문이 연간 적자를 기록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미국과 이란 대통령이 나란히 종전 가능성을 언급하며 전쟁이 종전과 장기화의 분수령에 접어든 가운데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일 한국무역협회의 '2026년 2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조사(EBSI)'에 따르면 가전의 EBSI는 51.3으로 15대 주요 품목 가운데 최저치를 기록했다. EBSI는 다음 분기 수출 경기 전망을 나타내는 지표로 100을 밑돌면 전 분기보다 수출 여건이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는 의미다. 수출 애로 요인으로는 응답 기업의 22.2%가 원재료 가격 상승을, 21%가 물류비용 상승을 꼽았다.

실제 가전의 핵심 원자재인 알루미늄 가격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선물 기준 톤(t)당 3492달러(약 525만원)를 기록하며 2022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중동 지역 알루미늄 생산시설이 미사일 공격 등으로 타격을 입은 데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까지 겹치며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진 탓이다.

해상 운임 역시 상승세다. 글로벌 해상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27일(현지시간) 1826.77로 집계됐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안정세를 보이던 SCFI는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으로 1800선을 넘어섰다. 냉장고와 세탁기 등 부피가 큰 가전은 선박 운송 비중이 높아 운임 상승이 곧바로 비용 부담으로 이어진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가 동시에 봉쇄될 경우 유가 상승에 따른 추가 비용 부담도 불가피하다.

 서울 시내의 한 대형 가전매장에 냉장고와 세탁기 등이 진열돼 있다./사진=뉴스1
서울 시내의 한 대형 가전매장에 냉장고와 세탁기 등이 진열돼 있다./사진=뉴스1

여기에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를 돌파하면서 원가 압박을 더욱 키우고 있다. 가전 업계는 주요 부품과 원자재, 해상 운임 등을 달러로 결제하는 비중이 높아 환율 상승 시 비용 부담이 확대되는 구조다.

복합 악재에 직면한 가전 업계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삼성전자(189,600원 ▲22,400 +13.4%) 내부에서는 최근 사업 점검 회의 등에서 "올해 반도체부문을 제외한 모든 사업부가 연간 적자를 기록할 수 있다"는 위기 인식이 공유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VD(영상디스플레이)·DA(생활가전) 사업부는 지난해 4분기 6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는데 올해 1분기에는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X(모바일경험) 사업부까지 적자로 돌아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LG전자(112,500원 ▲6,900 +6.53%)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박형세 LG전자 MS사업본부장은 최근 주주총회에서 "실질 소득 감소와 물가 상승, AI(인공지능) 서버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수급 이슈, LCD(액정표시장치) 가격 상승에 더해 중동 전쟁 등 정책·경영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올해 사업 환경도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 TV·가전 사업부는 지난해 4분기 약 432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가전 업계는 종전에 따른 비용 부담 완화와 수익성 반등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중동 전쟁으로 원가 부담을 높이는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사실상 '사면초가'에 놓인 상황"이라며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지역별 제품 가격 조정도 불가피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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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은 기자

안녕하세요. 산업1부 최지은 기자입니다.

박종진 기자

재계를 맡고 있습니다. 개인이 잘되고 기업이 잘되고 그래서 나라가 부강해지는 내일을 위해 밀알이 되는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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