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성장에 보상"…재계, '스케일업 하이웨이' 제안

박종진 기자
2025.11.20 09:39

한경협, 제2차 기업성장포럼 개최…금산 융합 강조 '생산적 금융' 등 해법 제시

(서울=뉴스1) 김성진 기자 =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4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한상의 기업성장포럼 출범식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5.9.4/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성진 기자

경제계가 우리 경제의 성장엔진 재점화를 위해 민관 협력을 통한 기업 '스케일업 하이웨이' 구축을 제안했다. 기업이 성장할수록 각종 혜택이 줄어들고 규제가 늘어나는 '역(逆) 인센티브 구조'를 바꿔 '성장하는 만큼 보상받는 환경'을 만들자는 취지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한국중견기업연합회(중견련)와 공동으로 20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제2차 기업성장포럼'을 개최했다. 기업성장포럼은 기업 규모별 차등규제 해소를 통한 성장사다리 복원을 목표로 한경협, 대한상의, 중견련이 지난 9월 함께 만든 정책 협의체다.

이날 포럼에는 정철 한경협 연구총괄대표 겸 한국경제연구원장,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최진식 중견련 회장을 비롯해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정부 인사와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김도읍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김기식 국회 미래연구원장 등이 참석했다.

'기업 성장엔진 재점화를 위한 청사진'을 주제로 한 기조강연에서 정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신생기업이 감소하고 신생률(활동기업 대비 신생기업의 비율)이 둔화되면서 한국 기업의 성장 기반이 약해지고 있다"며 "특히 중견기업의 자연증가율(신생률-소멸률)도 최근 4년 내내 0%대에 머물러 '중간층 부재'가 고착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 경제의 핵심인 제조업 분야에서도 고성장기업 수와 비중이 10년 전과 비교해 줄었고 최근 3년간(2021~2023년) 중소기업으로 회귀한 기업(1147개)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졸업 기업'(931개)보다 많다"며 "기업들이 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고성장기업은 최근 3년간 매출액과 상용근로자가 모두 연평균 10% 이상 성장한 상용근로자 10인 이상 기업으로서 2014년에는 5424개였지만 지난해(잠정치)에는 1322개로 급감했다.

정 원장은 이날 기업의 지속 성장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차별적 지원·세제혜택 △기업 규모별 차별규제 △전략적 자본의 부재(CVC 규제 등)를 꼽았다. 정 원장은 "성장에 대한 보상을 통해 혁신이 다시 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체계를 복원해야 한다"며 "기업들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속도를 내게 하는 '스케일업 하이웨이(Scale-up Highway)'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한 3대 전략으로는 성장 인센티브, 스마트 규제개혁, 생산적 금융 활성화를 제시했다.

(서울=뉴스1) =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KB·신한·하나·우리·농협·BNK·iM·JB·메리츠·한국투자 금융지주 및 미래에셋 증권, 키움 증권, 삼성화재, 한화생명, 교보생명의 생산적 금융 담당 임원 등과 함께 개최한 '금융업권 생산적 금융 소통회의'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0.28/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특히 금융이 기업의 혁신‧투자‧생산활동 등에 기여하는 생산적 금융을 위해 일반지주회사의 GP(펀드 운용사) 보유 허용 등 금산분리를 완화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AI(인공지능) 대전환 시대를 맞아 대규모 투자 확대 등 글로벌 투자환경이 변한 만큼 금융-산업 자본 간의 분리가 아니라 융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CVC(기업형 벤처캐피탈) 외부자금 유치(40%)·해외투자(20%) 한도 철폐 등 규제 개선도 요구했다. CVC는 기업이 자회사 형태로 설립해 스타트업이나 혁신기업에 투자하는 벤처투자조직이다.

한상우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의장은 "대기업과 스타트업은 경쟁 관계가 아닌 협력 관계로 나아가야 한다"며 "대기업의 자본이 스타트업의 실험과 혁신을 견인할 수 있도록 '생산적 금융'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기업의 인프라·자본과 스타트업의 기술·속도가 만나 개방형 혁신이 이루어진다면 한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축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했다.

공정거래제도 합리화 필요성도 제기됐다. 주진열 부산대 교수는 "기업집단 지정과 계열사 간 거래를 포괄적으로 규제하는 현행 공정거래제도가 그룹 차원의 전략적·장기적 사업 지원을 위축시킬 수 있다"며 "또한 인공지능·첨단 바이오·양자컴퓨팅 등 '딥테크' 분야에서는 수십·수백조 원 단위의 투자가 필요한데 현 제도하에서는 원활한 자본 조달이 어렵다. 변화한 환경에 맞게 공정거래법이 재설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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