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서 못 팔아"…'분기 영업익 20조' 일 낸 삼성전자, 올해 더 좋다

박종진, 최지은, 김남이 기자
2026.01.08 08:38

(종합)가전 등 완제품 부진에도 메모리 반도체 '초호황'

삼성전자가 4분기 매출 93조원, 영업이익 20조원의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AI(인공지능) 산업발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기)'을 맞아 우리나라 기업으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20조원 시대를 열었다. 강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돼 실적 전망도 밝다.

삼성전자는 2025년 4분기 잠정실적을 매출 93조원, 영업이익 20조원이라고 8일 밝혔다. 직전 3분기보다 매출은 8%, 영업이익은 64.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018년 3분기에 세웠던 17조6000억원의 기록을 약 7년여 만에 갈아치우면서 최초로 20조원대에 올라섰다.

단연 일등 공신은 반도체다.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에서만 16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된다. 5분기 만에 영업이익 10조원대를 돌파하며 '삼성의 부활'을 알렸던 직전 3분기 때도 반도체에서만 7조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고부가가치 제품에서 되살아난 삼성전자의 기술 경쟁력이 메모리 반도체 수요 폭증과 맞물린 결과다.

메모리는 HBM3E와 서버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판매 확대, D램 가격 상승 등으로 영업이익이 급증했다. 수요가 공급을 초과해 일반 D램까지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 4분기 D램 제조사와 PC 업체 간 계약가격은 전 분기 대비 38~43% 올랐다. 문자 그대로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이다. 첨단공정 중심으로 수주 실적을 쌓아온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는 라인 가동률이 개선되면서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 오랫동안 '조 단위'의 적자를 기록해왔지만 적자 폭을 상당 부분 줄였고 내년부터는 흑자 전환도 기대된다.

DX(완제품)부문은 꾸준한 폴더블 모델의 판매와 견조한 플래그십 스마트폰 판매 등으로 수익성을 유지했다. 하지만 신제품 출시 효과 감소와 경쟁사 신제품 출시 등으로 실적이 위축된 것으로 파악된다. TV와 가전부문도 수요 정체와 경쟁 심화 등으로 고전을 이어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2025년 연간 매출액은 332조7700억원, 영업이익은 43조53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0.6%, 33% 증가한 수치다. 연간 매출액은 사상 최고치다. 연간 영업이익은 네 번째로 많았다. 앞서 메모리 업황이 좋았던 2017~2018년과 코로나19에 따른 '보복소비'가 증가했던 2021년에 50조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전경. 2025.10.30. kch0523@newsis.com /사진=권창회

새해에도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이어질 전망이어서 삼성전자의 실적 기록 경신은 이어질 수 있다. 실제 새해에도 메모리 제조사들은 초기 계약 제시가격을 직전 분기보다 50% 이상 올리고 있다. 지난 12월 한달간 증권가에서 제시된 올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전망은 100조원을 훌쩍 넘는다.

삼성전자는 대규모 양산에 들어갈 6세대 HBM4를 비롯해 AI용 DDR(더블데이터레이트)5, LP(저전력)DDR5x, GDDR7 등 고부가 가치 제품 판매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TV는 올해 월드컵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집중된 만큼 마이크로 RGB(적·녹·청)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확대해 실적 개선을 노린다. 디스플레이 부문은 8.6세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판매 강화로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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