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타이밍 빼앗는 노사 합의…이젠 달라져야"

유선일 기자, 임찬영 기자
2026.01.29 04:05

[MT리포트]아틀라스 쇼크, 거부할 수 없는 미래②

[편집자주] 현대자동차그룹이 일자리를 대체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아틀라스) 투입을 공식화하면서 노동조합의 반발이 심상치 않다. 그러나 과거 러다이트(기계 파괴) 운동이 산업화를 막지 못했듯 '로봇의 시대'라는 파도를 거스를 순 없다. 일상을 파고들고 있는 휴머노이드와 노동자의 미래를 짚어봤다.

국내 산업·경제 전문가들은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차지부(이하 현대차 노조)의 아틀라스 도입 거부 사태와 관련해 현행 노사 합의 구조 문제를 지적했다. 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신기술 도입 결정이 누구보다 신속·과감해야 하는데 지금과 같은 노조와의 '선(先) 합의' 구조가 발목을 잡는다는 것이다. 앞서 현대차 노조는 "아틀라스 대량 생산과 현장 도입시 고용 충격이 예상된다"며 "노사 합의 없이 단 1대도 들어올 수 없다"고 성명을 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신기술을 도입할 때마다 노조와 매번 협상해야 하는 구조는 혁신 타이밍을 놓치게 만들고, 결국 선진국이 먼저 선점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 뒤 "기업이 살아남아야 일자리도 유지된다"며 "로봇 도입을 원천적으로 막는 논리는 결과적으로 노동자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휴머노이드 확산을 막을 시점이 아니라 협업을 전제로 어떻게 경쟁력을 높일지 고민해야 할 단계"라며 "국내에서 기업 활동이 어려워지면 생산 공동화가 가속화되고 결국 일자리 자체가 해외로 빠져나가게 된다"고 우려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명예교수도 "현대차의 현행 노사 합의 구조는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최첨단 산업에서 다른 기업 대비 신기술 도입이 몇 년 뒤처지면 경영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경전 경희대 빅데이터응용학과 교수도 "과거 자동화 도입 과정에서도 유사한 공포와 반발이 반복돼 왔다"며 "휴머노이드 도입을 둘러싼 과도한 공포는 실제 기술 수준보다 과장된 측면이 크고 변화에 적응하려는 논의가 부족했다는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노동자의 거부감은 자연스럽지만 휴머노이드 도입은 결국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는 것에는 공감대가 형성되는 분위기다. 최병호 고려대 휴먼 인스파이어드 인공지능(AI)연구원 연구교수는 "이 흐름은 대세이기 때문에 결국 적용될 수밖에 없고 미리 준비하지 못하면 사회적 갈등과 비용만 커질 수 있다"면서 "핵심은 로봇과 인간이 잘하는 일을 명확히 구분하고 인간의 역할을 새롭게 정의하는 것으로 이 과정에서 재교육과 직무 전환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치권에서도 비슷한 목소리가 나왔다.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은 "현대차 노조의 반대는 1811년 영국에서 기계가 일자리를 위협한다는 이유로 방직 기계를 부수며 저항하던 '현대판 러다이트식 발상'"이라며 "혁신을 멈추는 것은 곧 기업의 성장 저하로 이어지고 대한민국 경제의 후퇴를 의미한다"고 직격했다. 박용진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기술 혁신은 거대한 파도"라며 "반대의 깃발만으로는 아무 것도 얻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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