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Guggenheim New York)과 함께 2026년 'LG 구겐하임 어워드' 수상자로 AI(인공지능) 등 기술의 시선에 질문을 던져온 미디어 아티스트인 트레버 페글렌(52)을 선정했다고 18일 밝혔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은 LG 구겐하임 어워드는 LG와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이 맺은 'LG 구겐하임 아트&테크 파트너십'의 핵심 프로그램이다.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창의적 혁신을 만들어 낸 예술가에게 상금(10만 달러)과 트로피를 수여하며 작가들의 도전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 수상자인 페글렌은 미국 출신 지리학자이자 미디어 아티스트로 AI와 디지털 기술이 가진 권력 구조와 감시 체계를 사진과 영상, 조형물 등 다양한 방식으로 시각화해 왔다.
대표작 중 하나인 관객 참여형 프로젝트 '이미지넷의 얼굴들(Faces of ImageNet, 2022)'은 AI가 사진 속 사람을 분류하는 알고리즘을 역으로 이용해 편견을 학습한 AI가 얼마나 차별적으로 사람을 판단하는지를 가감없이 드러냈다. 관객이 카메라 앞에 서면 AI가 해당 인물을 어떤 범주로 분류하는지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방식이다.
영상과 퍼포먼스 작품인 '사이트 머신(Sight Machine, 2017)'에서는 현악 사중주 실황 공연을 AI의 시각으로 보여주며 기술이 중립적이지 않고 사용 방식에 따라 보이는 방식이 결정된다고 지적한다. 페글렌은 전쟁에 사용되는 인공위성에 반대되는 개념으로 군사적, 상업적, 과학적 기능이 전혀 없는 무해한 위성 '궤도반사경(Orbital Reflector, 2018)'을 만들어 직접 우주로 쏘아 올리기도 했다.
LG 구겐하임 어워드 수상에 앞서 페글렌은 2018년 백남준아트센터 국제예술상을 받았고 2017년에 '천재들의 상'으로 불리는 '맥아더 펠로십'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의 작품은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을 비롯해 파리 퐁피두 센터 등에 소장돼 있다.
LG 구겐하임 어워드 국제 심사단은 "기술을 둘러싼 권력 구조와 상호작용을 심도 있게 질문해 온 페글렌은 특히 거대언어모델(LLM)과 현대 AI 시스템의 등장 이후 우리가 세상을 인식하는 방식에 대해 논의를 확장해 왔다"며 "우리 시대의 가장 영향력 있는 예술가 중 한 명으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국제적 위상을 갖춘 미술관의 관장, 큐레이터 및 아티스트 등으로 구성된 심사단은 해마다 새롭게 구성되며 LG의 관여 없이 독립적으로 운영된다. 올해 심사단은 8주간의 심층 심의를 통해 24명의 수상 후보자를 선별했고 최종 심의를 거쳐 페글렌을 올해 수상자로 확정했다.
페글렌은 "이미지와 알고리즘, 기술 인프라는 이제 도구를 넘어 우리의 정체성과 문화, 역사를 만들어가는 능동적인 참여자"라며 "수상하게 돼 영광이며 기술과 예술의 교차점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을 지지해 주는 LG와 구겐하임에 감사를 표한다"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