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춘 LG화학 사장이 "그간 축적한 사업 성공 체험과 LG화학 내부에 축적된 역량을 모아 2~3년 내 현재의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겠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31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제25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앞으로는 단순한 규모 확대가 아닌 수익성 중심의 사업 구조로 전환해 나가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기존 사업의 근본적인 경쟁력 강화를 통한 수익 체질 회복과 함께 미래지향적 사업 포트폴리오로의 전환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날 김 사장은 최고기술책임자(CTO) 조직의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해 신사업과 신제품 개발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현재 새롭게 준비 중인 AI(인공지능)용 첨단 반도체 패키지 소재 사업을 확대하고, 다품종 소량 특성을 갖고 있는 방열·절연 등 기능성 접착제 사업 역시 차별화된 기술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LG화학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통해 반도체, 전장, 차세대 디스플레이 등에 쓰이는 전자소재를 미래 먹거리로 선정해 집중 육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조원 수준이던 해당 사업 매출을 2030년까지 2조원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회사의 양대 축인 석유화학과 배터리 소재 부문의 업황 둔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전자소재 부문을 강화해 실적 반등에 나선단 전략이다.
이는 김 사장의 경력과도 맞닿아 있다. 전자소재사업부장, 첨단소재사업본부장 등을 역임한만큼 포트폴리오 전환을 직접 진두지휘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김 사장은 "석유화학 사업 구조조정을 가속화하고,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빠르게 재편하겠다"며 "어떤 경영 환경 속에서도 수익성과 성장성에서 경쟁사를 앞서는 회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석유화학 구조조정과 관련해서는 '속도감 있는 적극적 대응' 기조를 재확인했다. LG화학은 여수 산단에 함께 위치한 GS칼텍스와 NCC(나프타분해설비) 구조재편안을 놓고 논의 중이다. 이란 사태에 따른 나프타 수급 차질로 셧다운(가동 중단)에 들어간 여수 NCC 2공장에 대해선 "시장 상황을 보며 대응하고 있다"고, 지난 30일 입고된 러시아산 나프타 2만7000톤을 두고는 "미국 제재 허용 범위 내에서 수급을 했는데, 추가 구입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첨단소재 사업은 글로벌 전기차 수요 회복에 선제적으로 대비해 차세대 고성능 양극재 개발을 가속화하겠단 계획이다. 김 사장은 "차별화된 기술을 기반으로 폐배터리 리사이클 사업에 진입해 원가 경쟁력을 한층 높이겠다"며 "에너지저장장치(ESS)용 양극재도 당사만의 신규 공정 기술을 적용해 시장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영국계 행동주의펀드 팰리서캐피털 등이 LG화학에 제안한 주주제안 안건 등은 모두 부결됐다.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이사회의 권한 침해'를 이유로 사측의 손을 들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