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주들 "노조 요구, '악덕 채권업자'와 다를 바 없어"

평택(경기)=최지은 기자
2026.04.23 12:04

노조 대규모 결의대회 앞두고 맞불 집회 개최…생산 차질에 우려 목소리

(평택=뉴스1) 김영운 기자 = 23일 경기 평택시 고덕동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인근에서 열린 대한민국 주주본부 관계자들이 삼성전자 노동조합의 '4·23 투쟁 결의대회'를 규탄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4.23/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평택=뉴스1) 김영운 기자

삼성전자 노동조합의 대규모 결의대회를 앞두고 삼성전자 주주들이 반도체 생산 차질과 투자 위축을 우려하며 맞불 집회를 개최했다. 주주들은 "반도체 생산 차질이 현실화할 경우 주주들의 재산에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한다"며 노조를 강하게 비판했다.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23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정문 인근 고덕국제대로에서 노조 결의대회에 맞서 맞불 집회를 개최했다. 민경권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 대표는 "노조는 실력행사를 통해 요구를 관철하려 하지만 사측은 현재 마땅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사측 뒤에는 수백만 명의 주주가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나왔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지난 21일 (서울 성동세무서에 비영리단체로) 설립 신고를 마친 신생 조직"이라며 "특정 기업에 한정된 단체는 아니지만 삼성전자 노조의 파업 결의가 행동에 나서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집회에 참여한 이들은 모두 삼성전자 주주로 알려졌다.

현재 노조는 회사 영업이익의 15%를 재원으로 하는 상한선 없는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증권가가 전망한 올해 연간 영업이익 300조원을 기준으로 하면 성과급 재원만 약 45조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주주배당액(11조1000억원)의 4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민 대표는 "영업이익 상한선 없이 이익이 날 때마다 성과급으로 지급하라는 요구는 '악덕 채권업자'와 다르지 않다"며 "노조는 공장 폐쇄까지 가지 않도록 사측과 협의해 주주들이 안심할 수 있는 방향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등기부등본상 공장 지분을 보유한 사측의 실질적 주인은 주주"라며 "반도체 공장을 멈췄다가 재가동하는 데는 천문학적인 비용과 시간이 든다. 공장 가동 중단은 반도체 호황 사이클에서 기회를 놓치는 것이고 삼성전자와 주주들의 재산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 것"이라고 규탄했다.

충남 아산에서 집회에 참석한 60대 노모 씨는 "33년간 제조업에 종사했지만 삼성전자와 같은 사례는 없었다"며 "삼성전자에 대한 신뢰가 낮아지는 것이 안타까워 처음으로 집회에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산업 전반의 임금 격차 문제도 언급했다. 노 씨는 "삼성전자 근로자들은 여건이 좋지만 직원 수 10명 이하의 소규모 공장에서는 성과급은커녕 월급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상황에서 1인당 수억 원의 성과급을 요구하는 것은 국민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줄 수 있다. 노사가 상호 이해를 바탕으로 조속히 타협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주주들은 "미래 투자를 포기하는 무리한 성과급 요구를 500만 주주가 거부한다", "단기적 평화를 위한 노사 간 밀실 합의를 500만 주주가 철저히 감시하겠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한편 다음달 파업을 예고한 삼성전자 공동투쟁본부는 이날 오후 평택캠퍼스에서 대규모 결의대회를 열 예정이다. 약 3만8000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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