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5억 사내대출' 연체하면 회수…체감 이자 1.5%보다 높을 듯

김남이 기자
2026.06.15 17:30

상환 부담·부실 대출 막기 위해 다양한 기준 마련…연체 시 대출 회수, 직원 실거주 여부도 매년 확인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가 도입을 추진 중인 최대 5억원 규모의 '사내 주택 대부 제도(이하 사내 대출)'에는 다양한 안전장치가 적용될 전망이다. 저금리로 대규모 자금을 지원하는 만큼 회사 차원에서 대출 부실 위험을 줄이고, 금융 규제 사각지대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사는 지난 3월부터 사내 대출의 세부 운영 방안을 논의해 왔으며 상당 부분 합의점을 찾은 상태다. 다만 다음달 시행을 앞두고 최근에는 '주택 면적 제한'이 새롭게 검토되고 있다. 삼성전자도 노조측에 면적 제한이 추가될 수 있다는 내용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우선 직원들의 상환 능력을 고려해 직급별로 대출 한도를 차등 적용하기로 했다. 직급에 따라 최대 3억5000만원에서 5억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다. 과도한 차입에 따른 상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취지다. 상환 기간은 '10년' 혹은 '3년 거치 후 10년' 중 선택할 수 있다. 원리금 균등 상환 방식이 적용된다. 중도상환도 가능하며 별도의 중도상환수수료는 부과되지 않는다.

특히 회사 입장에서는 부실 위험을 최소화할 장치에 공을 들인 것으로 보인다. 주택 매매가격의 최대 70%까지만 대출을 허용하고, 선순위 근저당권은 대출금의 120% 수준으로 설정하는 방안을 마련 중인게 대표적이다. 전세 대출은 전세보증금의 80% 또는 최대 3억원 가운데 낮은 금액을 기준으로 지원하는 안도 마찬가지다.

여기에 삼성디스플레이는 연체에 대한 제재도 마련했다. 대출 상환이 연체될 경우 법정 적정이자율인 4.6%를 적용하고, 3개월 이상 연체 시에는 대출금을 회수할 수 있도록 했다. 투자 목적의 대출을 차단하기 위해 직원들의 실거주 여부를 해마다 확인할 계획이다.

대출 금리는 연 1.5%지만 직원들이 실제로 체감하는 금리는 이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행 세법상 회사가 지원하는 금리 혜택은 근로소득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법정 세법상 적정 이자율인 4.6%와 실제 대출 금리인 1.5%의 차이만큼 회사가 이자를 지원하지만 해당 지원액은 직원 개인의 소득으로 반영된다. 이에 직원들은 이자 차액에 대해 소득세를 부담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DS(반도체)부문을 중심으로 대규모 성과급을 지급하는데 이어 최대 5억원 규모의 사내 대출까지 도입할 경우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금융권 대출 규제가 강화된 상황에서 일반 금융소비자와의 형평성 문제도 불거졌다. 금융당국도 이같은 점을 고려해 삼성전자의 사내 대출 제도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과거 금융권과 공공기관도 유사한 사내 대출 제도를 운영했지만 가계대출 규제의 실효성을 훼손한다는 비판 속에 대부분 규모를 축소하거나 폐지했다. 기업이 운영하는 사내 주택 대출 중에서도 최대 5억원은 큰 규모다. SK하이닉스는 연 1.5% 금리의 사내 주택 대출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한도는 1억원이다. 상환 방식은 1년 거치 후 15년 원금 균등 상환이다.

업계 관계자는 "직원 복지 차원에서 도입한 사내 대출이 부동산 금융시장을 교란할 수 있다는 시각은 회사 입장에서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전문 금융기관이 아닌 만큼 부실 위험을 최소화해야 하는 필요성도 커 대출 조건을 보수적으로 설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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