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글로벌 전략회의서 'AI 대전환' 본격화…DX 혁신 속도

최지은 기자
2026.06.17 15:03

원가 부담·중국 저가 공세 해법으로 'AX' 집중 논의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삼성전자 노동조합의 2026년 임금·단체협약 잠정 합의안 찬반 투표 종료를 하루 앞둔 26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에서 직원들이 오가고 있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지부(초기업노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투표율은 90.45%를 기록했다. 총 선거인수 5만7302명 중 5만1835명이 투표를 마쳤다. 2026.5.26/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삼성전자가 메모리 가격 급등과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로 수익성 압박이 커진 DX(디바이스경험)부문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낸다. AX(AI 전환), AI(인공지능) 자율공장 구축,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등을 추진하며 수익성 개선과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6일부터 하반기 사업 전략을 점검하는 글로벌 전략협의회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매년 6월과 12월 주요 경영진과 해외 법인장이 참석하는 글로벌 전략협의회를 열어 사업 현황과 경영 현안을 공유하고 중장기 전략을 논의한다. 이번 협의회는 MX(모바일경험)사업부를 시작으로 VD(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DA(생활가전)사업부 순으로 진행됐다. 오는 18일에는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회의가 예정돼 있다.

올해 협의회에서는 원가 부담 확대와 글로벌 경쟁 심화 속에 DX부문의 경쟁력 강화 방안이 주요 의제로 다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메모리 가격 상승은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을 견인했지만 완제품 사업을 담당하는 DX부문에는 원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범용 D램 계약가격은 전 분기 대비 90~95%, 낸드플래시 계약가격은 55~60% 상승했다. 여기에 완제품 가격 인상에 따른 글로벌 수요 둔화 우려와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까지 겹치면서 DX부문의 수익성 확보와 사업 경쟁력 강화가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

참석자들은 DX부문이 직면한 경영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해법으로 AX와 미래 성장 전략을 집중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AI 시대 주도권 확보를 위해서는 기존 업무 프로세스와 조직 운영 방식을 근본적으로 혁신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AX를 통해 업무 생산성과 일하는 방식을 혁신하는 동시에 의사결정 속도와 조직 전반의 실행력을 한 단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실제 삼성전자 DX부문은 지난 12일부터 임직원을 대상으로 챗GPT, 제미나이, 클로드 등 외부 생성형 AI 서비스를 업무에 도입했다. 노태문 DX부문장 겸 대표이사 사장은 앞서 "AI 전환을 통해 개인의 생산성을 넘어 조직 전반의 실행력을 높이고 DX부문의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삼성전자가 30일 1분기 매출 133조8700억원, 영업이익 57조2300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AI 반도체와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DS부문이 실적을 견인했고, 스마트폰 출시로 DX부문 매출도 증가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2026.4.30/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삼성전자는 글로벌 전략협의회를 앞두고 지난 15일부터 해외 근무 임원을 대상으로 AI 특별교육도 실시했다. 단순한 AI 활용 역량 제고를 넘어 업무 방식의 근본적인 혁신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4월에는 DX부문 부사장·상무급 임원 약 600명을 대상으로 AI 특별교육을 진행했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국내외 생산 공장을 'AI 자율공장(AI Driven Factory)'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AI 자율공장은 자재 입고부터 생산, 출하에 이르는 제조 전 과정에 디지털 트윈 기반 시뮬레이션을 적용한 시설이다.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품질·생산·물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검증 체계를 고도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최근 자체 구축한 HPC(고성능 컴퓨팅) 서비스를 가동하고 디지털 트윈 기반 제품 개발 혁신에도 본격 착수했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AX와 병행해 수익성이 낮은 사업을 정리하고 핵심 역량에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5월 중국 내 TV·생활가전 판매 중단을 결정한 것이 대표적이다. DA사업부 역시 전자레인지 등 저부가가치 제품 생산을 축소하거나 외주로 전환하고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미래 성장동력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미국 유전자 분석 장비업체 엘리먼트 바이오사이언스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삼성전자의 AI·의료기기·디지털 헬스 기술과 엘리먼트의 DNA 분석 기술을 결합해 신사업으로 추진 중인 메드텍(의료기술) 분야에서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재계에서는 DX부문이 AI 대전환과 AI 자율공장 구축 등 선제적인 미래 준비를 통해 차별화된 제조 경쟁력을 확보할 경우 반도체와 함께 삼성전자의 성장을 이끄는 양대 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AI 기반 업무 혁신으로 의사결정 속도와 조직 실행력이 향상되고 AI 자율공장이 글로벌 생산거점의 품질과 생산성을 끌어올리면 DX부문의 수익성과 경쟁력도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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