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 후 재고용' 제도를 도입했거나 도입할 예정인 기업 80%는 '희망자 전원'이 아닌 '필요 인력' 등만 선별해 재고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제도를 운영 중인 기업 34%는 정년 후 재고용 근로자의 임금이 깎이며 감액률은 평균 21% 수준으로 집계됐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정년 후 재고용 제도를 운영 중인 30인 이상 기업 500개를 대상으로 '정년 후 재고용 제도 운영 실태 및 정책 수요'를 조사한 결과를 24일 공개했다.
우선 운영(도입 검토·예정 포함) 중인 재고용 방식과 관련해 응답 기업 80.4%가 현장 필요 인력 규모, 일정 기준 충족 여부 등을 고려해 '선별 재고용'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나머지 19.6%는 희망자 전원을 재고용한다고 답했다. 기업 규모가 클수록 '선별 재고용' 비율이 높았고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희망자 전원 재고용' 응답이 많았다.
정년 후 재고용 대상자 선정 기준(복수응답)에 대해선 '업무 수행능력 및 근무 성과'라는 응답 비율이 59.5%로 가장 높았다. 이어 '기술·노하우의 희소성 및 전수 필요성(44.8%)', '신체적·정신적 건강 상태 등 직무 수행 가능성(43.8%)' 순으로 나타났다.
재고용되는 고령자의 임금 수준을 조사한 결과 퇴직 전 임금 대비 '변동 없음' 응답 비율이 59.0%로 가장 높았다. '감소' 응답은 34.2%였다. 임금이 감소한다고 응답한 기업의 감액률은 평균 20.6%로 집계됐다. 기업 규모가 클수록 재고용 시 임금 수준이 '감소'한다는 응답이 '변동 없음'보다 높은 경향을 보였다. 경총 관계자는 "대기업과 노조가 있는 사업장은 연공급 중심 임금체계 영향으로 정년 시점 임금 수준이 높다"며 "재고용 과정에서 직무·생산성을 고려해 근로조건을 조정할 때 중소기업에 비해 임금 조정 폭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재고용 제도 운영 시 가장 부담을 느끼는 요소(복수응답)를 조사한 결과 '임금 등 근로조건 조정 시 법률적 리스크'라는 응답 비율이 47.1%로 가장 높았다. 또 향후 법정 정년이 65세로 일률 연장될 경우 응답 기업의 과반(52.4%)이 '임금체계 개편'이나 '신규채용 축소' 등 추가 대응이 불가피하다고 답했다.
이상철 경총 고용·사회정책본부장은 "초고령사회에는 연령이 아닌 직무와 생산성을 기준으로 인력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노동시장 패러다임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이미 현장에는 고령 근로자의 숙련과 경험을 활용하기 위해 재고용 제도를 도입·운영하는 기업이 늘고 있지만 법적 분쟁 리스크와 인센티브 부족 등으로 수요에 비해 제도가 충분히 확산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고령 인력 활용을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정년 후 재고용 과정의 법적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직무·성과 중심의 임금체계 개편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 마련이 시급하다"며 "이를 위해 취업규칙 변경절차 특례 도입과 재고용 특별법 제정 등 실효성 있는 입법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