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4년 국내 중소기업 가운데 328개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했지만, 전체 중견기업 중 427개가 중소기업으로 다시 돌아간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각종 지원 제도가 단절되며 성장을 기피하는 '피터팬 증후군' 탓이다.
김현철 한국중견기업엽합회(중견련) 상근부회장은 24일 오전 서울 강서구 코트야드메리어트보타닉파크호텔에서 열린 '2026년 중견기업 첫걸음 지원 정책 설명회'에서 "중소기업에서 이제 막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초기 중견기업의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은 게 현실이다"며 이같은 사례를 소개했다.
김 부회장은 "성장에 역행하는 규제 확대와 지원 단절이 아닌 중소에서 중견기업, 대기업으로의 원활한 성장을 뒷받침 해야한다"며 "산업 생태계 전반의 혁신을 촉진할 종합적인 단계별 지원 정책 체계가 구축될 수 있도록 정부, 국회와 긴밀히 소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설명회엔 이랜텍, 고려휴먼스, 무신사 등 초기 중견 및 예비 중견기업과 정부와 정책 금융기관 등 관계자 50여명이 참석했다.
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을 졸업하는 순간 많은 지원책과 혜택이 사라진다. 중소기업 시절 최대 30%에 달했던 연구개발(R&D) 세액공제율이 중견기업 진입 시 8~15% 수준으로 급감하는 게 대표적이다. 또 신성장·원천기술 세액공제와 일반 통합투자세액공제율이 축소되고,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등에서 제공하는 저금리 정책자금 대출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은 물론 각종 기금의 보증 한도가 줄어든다.
이밖에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 제도에 따라, 중견기업이 되는 순간 대규모 공공조달 입찰 참여 기회가 원천 차단되거나 극히 제한된다. 공공 판로에 의존하던 기업들에겐 치명타다. 중소기업 근로자에게 지원되던 내일채움공제 정부 지원금, 청년고용지원금 등이 중단되거나 축소돼 우수 인력 유치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처럼 각종 지원책이 줄어드는 탓에 중소기업들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 걸 꺼린다. 중견련은 이날 이런 우려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중견기업 일자리 박람회', '중견기업 핵심인재 육성 아카데미' 등 중견기업의 일자리 미스 매치 해소와 인적 역량 강화를 뒷받침할 다양한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특히 '법인세제 개편과 중견기업 대응 전략' 강의를 통해 초기 중견기업에 필요한 전략을 설명했다. 윤준석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2026년 개정 세법의 목표는 '세입 기반 확충'과 '세제 지원 확대'를 통한 산업 투자 및 고용 확대"라면서 "정부의 정책 기조에 적극 대응, 불가피한 세부담을 완화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존 재무 및 투자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고, 인력 운용 로드맵을 신규 인센티브 구조에 최적화함으로써 확대되는 세제 지원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법무부는 '해외진출기업 국제법무지원단'의 무료 법률 상담 플랫폼 등 중견기업의 원활한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법무 지원 사업을 안내했고,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은 중견기업 전용 R&D 지원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한국무역보험공사와 신용보증기금은 중견기업 대상 금융 지원 프로그램, 한국산업지능화협회는 중견기업 AX 지원 사업의 핵심 사안을 공유했다.
한편 산업통상부와 중견련이 공동 개최하는 이 설명회는 중소기업 범위를 넘어선 초기 중견기업의 지속 성장을 뒷받침할 분야별 맞춤 지원 정책과 사업을 공유하고, 실질적인 성장 애로 해소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2022년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