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 유러피안' 맞춤 대응한다..K방산 유럽 현지화 속도

김지현 기자
2026.06.30 09:02

EU 역내 무기 조달 비중 50%까지 확대…K방산 납기·기술 등에 강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천무 다연장 로켓 /사진=뉴스1

K방산이 유럽 현지화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럽 역내 조달을 우선시하는 '바이 유러피안' 기조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 생산 체제를 구축하고 주요 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한다. 완제품 수출 중심에서 벗어나 전략 다변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프랑스 방산기업 탈레스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천무 유도미사일을 탈레스의 엑스파이어(X-Fire) 발사대와 호환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엑스파이어 발사대는 우수한 상호운용성으로 거의 모든 종류의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업계에선 탈레스와의 협력으로 유럽 시장 내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쟁력이 더욱 부각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9월 폴란드 최대 방산기업인 WB그룹과 합작법인(JV)을 설립하고 천무 유도탄 현지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LIG 디펜스&에어로스페이스(D&A) 역시 독일 최대 방산업체 라인메탈과 손을 잡았다. 양사는 단기간 내 라인메탈이 과반수 지분을 보유하는 JV를 설립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LIG D&A가 강점을 보유한 실전 검증 중·장거리 방공미사일 체계를 라인메탈의 주력 분야인 초단거리 방공망(VSHORAD) 역량과 연계해 현지화와 마케팅을 추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화시스템은 독일 방산기업 딜디펜스의 지상기반 방공체계 IRIS-T SLM에 한화시스템의 다기능레이다를 통합·공급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 아울러 이탈리아 방산기업 레오나르도와 소형 AESA 레이더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글로벌 지정학적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유럽은 '역내 방산 강화 전략(EDIS)'을 추진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현재 약 20% 수준인 역내 무기 조달 비중을 2030년 50%, 2035년 6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비유럽산 무기에 대한 진입 장벽을 높이고 있다. 반면 2030년까지 8000억유 로를 투입해 방위력을 강화하는 계획을 내놓는 등 국방 투자 규모는 대폭 확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유럽 현지 기업과 국내 기업 간 협력 기회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LIG D&A와 라인메탈의 파트너십 역시 방공미사일 부문 역량이 부족한 라인메탈과 유럽의 높은 현지 부품 사용 요구에 따른 부담을 안고 있는 LIG D&A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내 협력 기반이 약화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현재 유럽에서는 프랑스와 독일 간 6세대 전투기(FCAS) 사업이 취소되고 차세대 전차(MGCS) 사업도 지연되는 등 국가 간 공동 방위 프로젝트가 난항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유럽 외 지역에서 새로운 협력 파트너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방산 업계 관계자는 "유럽 시장은 단순 수출만으로는 시장 확대에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며 "합작법인을 설립하거나 현지 생산을 추진하는 전략은 국내 방산기업 제품에 대한 유럽 구매자들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