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FP 교훈' 새긴 K배터리…소듐이온' 양산 시계 가속

박한나 기자
2026.07.09 05:30
소듐이온배터리 상용화 경쟁./그래픽=김다나

국내 배터리 3사가 소듐이온전지(SIB) 양산 로드맵을 구체화하며 중국 추격에 나섰다. 리튬인산철(LFP) 주도권을 중국에 내준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조기 상용화와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9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최근 울산을 SIB 양산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공식화했다. SIB는 리튬 대신 지구상에 풍부한 소듐(나트륨)을 사용하는 차세대 이차전지다. 원재료 가격이 저렴하고 변동성이 크지 않아 공급망 안정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리튬이온전지에서 사용하는 구리 대신 알루미늄을 음극 집전체로 사용할 수 있어 원가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저온 환경에서도 출력 성능이 우수하고 안전성과 수명도 뛰어나 리튬이온 생산라인을 크게 변경하지 않고 생산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삼성SDI의 SIB 첫 상용화 시장으로는 AI 데이터센터용 무정전전원장치(UPS)가 유력하다. AI 데이터센터용 UPS는 높은 안전성과 장수명, 저온에서도 안정적인 출력 특성이 중요한 만큼 SIB가 LFP를 대체할 유력한 후보로 평가받는다. 전기차를 포함한 적용 분야별 상용화 로드맵은 검토 중으로 이르면 올해 안에 공개할 계획이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SIB 첫 양산 목표 시점을 2027년으로 설정했다.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UPS 등 특정 용도를 우선하기보다 고객사 검증이 완료되는 시장부터 순차적으로 상용화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전기차용의 경우 현재 다수의 완성차 업체(OEM)를 대상으로 12V·24V 샘플을 공급해 실차 테스트를 진행하며 기술 검증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난징공장에 파일럿라인을 구축하고 양산에 돌입한다. ESS용은 북미 대형 프로젝트 개발사와 기술검증을 진행할 예정이다.

SK온도 2028년 ESS용 SIB 상용화를 목표로 내년 시제품 개발 완료를 추진하고 있다. ESS 사업에서 LFP 배터리와 바나듐이온배터리(VIB)에 이어 SIB까지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SK온은 ESS를 중심으로 SIB를 개발해왔지만 최근에는 전기차용 SIB 적용 가능성도 함께 검토하며 개발을 병행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중국이 가장 앞서 있다. 세계 최대 배터리 업체인 CATL은 오는 9월 ESS용 제품의 출하를 시작할 계획이다. 올해 말까지 출하량 1GWh(기가와트시)를 달성한 뒤 2027년 6월부터 해외 시장 공급에 나서기로 했다. 중국에 이어 헝가리와 인도네시아 공장에서도 대규모 생산 체제를 구축해 글로벌 공급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전기차의 경우 중국 창안자동차와 세계 최초의 SIB 탑재 승용 전기차를 공개하며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SIB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현재 에너지밀도가 LFP 배터리보다 낮고 대규모 양산 체제가 갖춰지지 않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CATL 역시 SIB의 에너지밀도를 LFP 수준에 근접한 약 200Wh/kg까지 끌어올린 2세대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SIB는 초기 시장인 만큼 누가 먼저 양산하느냐보다 얼마나 빠르게 가격 경쟁력과 성능을 확보하고 고객사를 확보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LFP 시장과 달리 시장이 완전히 형성되지 않은 만큼 충분히 경쟁할 여지는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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