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노사가 올해 임금·단체협약(임단협) 4차 본교섭에서도 성과급의 주식 지급안 및 적자 시 임금 조정안을 둘러싸고 팽팽한 대립을 이어갔다. 역대급 실적 호조 속에서 사측이 제시한 새로운 임금체계 개편안에 대해 노조가 반발하며 쟁의행위까지 시사해 진통이 예상된다.
31일 SK하이닉스 노조가 공개한 4차 노사 본교섭 회의록에 따르면, 노사는 지난 2주간의 네 차례 집중 실무교섭을 거쳐 전날 본교섭에 나섰으나 성과급 지급 방식과 임금 체계 개편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사측은 교섭에서 "다양한 사회적 요구를 슬기롭게 헤쳐가고 이해관계자들의 공감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이 절실하다"며 "지속가능한 제도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동조합의 이해와 결단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노조가 제기한 교섭 속도와 수정안 요구에 대해서는 차기 교섭을 통해 종합 제안을 내놓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반면 노조는 사측이 성과급 절반 이상을 주식으로 지급하고 일정 기간 매도를 제한하는 안과 함께 적자 발생 시 임금을 일시 조정하는 방안을 고수한 것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노조는 "작년 성과급에 대한 노사 합의의 취지를 훼손하게 되는 제안은 결코 수용할 수 없다"며 "특히 조합원이 주가 변동에 따른 위험을 부담하는 방식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적자를 이유로 임금을 일시적으로 조정하는 방안 역시 노동조합의 기본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회사가 5차 본교섭까지 조합원의 희생을 강요하는 기존의 기본 방향을 유지한 채 구체적이고 전향적인 수정안을 내놓지 않을 경우 더 이상 교섭만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필요한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노사 갈등이 첨예해진 핵심 요인은 회사의 역대급 실적 호조다. AI(인공지능) 반도체 호황으로 SK하이닉스는 올 상반기에만 100조원에 이르는 영업이익을 달성했으며, 증권가에서는 연간 영업이익이 약 25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해 노사가 영업이익의 10%를 PS(초과이익분배금) 재원으로 삼고 상한을 없애는 10년 합의를 이뤄낸 만큼 전체 임직원(약 3만 5000명)을 기준으로 산출하면 1인당 평균 7억원 상당(세전)의 PS 재원이 추산되는 셈이다.
반면 경영진은 반도체 시장 특유의 급격한 실적 변동성을 경계하고 있다. 실제 업황 침체기였던 2023년 7조7000억원의 연간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만큼 주식 분할 지급과 적자 연동형 임금 체계를 도입해 향후 불확실성에 대비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핵심 쟁점인 성과급 지급 방식과 적자 대응책을 둘러싼 이견이 상존하는 가운데, 노사는 오는 8월 4일 청주캠퍼스에서 5차 본교섭을 열고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