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1년까지 한국이 최강 유지"…'슈퍼을' 삼전닉스, 반도체판 흔든다

김남이 기자
2026.08.05 17:00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장기계약 파기하면 사실상 시장서 퇴출 분석도

올해 2분기 글로벌 D램 점유율/그래픽=최헌정

한국이 향후 5년간 AI(인공지능) 메모리 반도체(이하 메모리) 시장의 주도권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메모리 공급망의 '슈퍼을(乙)'로 자리매김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심으로 '게임의 룰'이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욜그룹은 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린 세계 최대 메모리·스토리지 컨퍼런스 'FMS(Future of Memory and Storage) 2026'에서 한국이 2031년까지 메모리 최강국의 지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 정부와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향후 5년간 메모리 웨이퍼(반도체칩을 만드는 얇은 원판) 생산능력을 2배로 확대하는 계획을 주요 근거로 제시했다.

욜그룹은 올해 2분기 글로벌 D램의 시장 규모가 처음으로 1000억달러(143조원)를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성장의 핵심 동력은 AI 인프라다. HBM(고대역폭메모리)을 비롯한 메모리 확보가 AI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로 떠오르고 있는 배경이다.

실제로 주요 AI 기업들이 메모리 확보를 위해 1년 전보다 3배 이상 높은 가격을 지급하고 있다. 안정적인 물량 확보를 위해 엔비디아와 AMD, 구글, 아마존 등은 선수금 지급과 가격 조정 조항 등을 포함한 5년 안팎의 장기공급계약(LTA)을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체결하고 있다.

기술주 투자자로 유명한 개빈 베이커 아트레이데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LTA를 게임이론 관점에서 해석하며 메모리 업체의 협상력이 크게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만약 LTA를 파기하는 기업이 있다면 향후 시장에서 퇴출당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메모리 제조사가 LTA를 깬 기업의 물량을 경쟁사에 넘기며 사실상 제재할 수 있다는 얘기다. 과거에는 애플처럼 소수 고객사 중심이어서 계약 파기 대응 방식이 제한적이었지만 지금은 시장의 구조가 변화됐다는 설명이다.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도 이날 실적발표에서 HBM 확보의 중요성을 거듭 언급했다. AMD는 차세대 AI 시스템에서 엔비디아 경쟁 제품보다 HBM 용량을 50% 늘려 총소유비용(TCO)을 낮추는 전략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는 "수년 동안 메모리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력해 비즈니스 성장을 준비해왔다"고 말했다.

금융 시장도 반응하고 있다. 미국 금융사 6곳은 SK하이닉스 ADR(미국주식예탁증서)에 대해 '매수' 또는 '비중 확대' 의견을 제시했다. 이날 SK하이닉스는 미국(현지시간 ADR 기준)에서 8.17%, 국내 증시에서 5.77% 상승했다. 삼성전자도 상승률 2.50%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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