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젠슨황과 재회한 구광모..내년 차세대 휴머노이드 공개

최지은 기자, 김남이 기자
2026.08.14 10:00

LG·엔비디아 전략적 사업협력 MOU…'AI 동맹' 본격화

8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구광모 ㈜LG 대표(왼쪽)와 젠슨 황 엔비디아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오른쪽)가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LG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가 약 두 달 만에 다시 만나 'AI(인공지능) 동맹'을 구체화했다. 양사는 로봇·AI 팩토리(공장)·모빌리티(이동수단)를 3대 협력 축으로 삼아 피지컬 AI 시장 공략에 나선다. 엔비디아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이족보행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은 내년 1분기 공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LG그룹은 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엔비디아 본사에서 구 회장과 황 CEO가 참석한 가운데 양사가 전략적 사업협력을 위한 MOU(업무협약)를 체결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자리에는 권봉석 ㈜LG COO(최고운영책임자), 류재철 LG전자 CEO, 홍범식 LG유플러스 CEO, 현신균 LG CNS CEO, 정수헌 LG사이언스파크 대표, 이홍락 LG AI연구원 공동 연구원장 등 그룹 주요 계열사 사장단도 참석했다.

이번 MOU는 지난 6월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양사 최고경영진 회동 이후 나온 협력 성과다. 당시 황 CEO는 "로보틱스 시스템부터 AI 팩토리에 이르기까지 엔비디아의 모든 사업 영역에서 LG그룹과 하나의 팀처럼 일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구 회장은 취임 이후 AI를 그룹의 미래 성장 축으로 내세우며 육성해왔다. 지난 6월 최고경영진 회동에 앞서 열린 '삼소(삼겹살+소주) 회동'에서도 직접 고기를 굽는 등 적극적인 '셀링'에 나서기도 했다. 황 CEO는 구 회장에게 어깨동무를 하며 "My Good Friend(나의 좋은 친구)"라고 말하는 등 친분을 드러냈다.

LG그룹은 '원 LG(One LG)' 기술에 엔비디아의 AI 인프라 역량을 결합해 피지컬 AI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IB(투자은행) 모간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LG의 강점이 개별 AI 기술보다 그룹 차원의 '피지컬 AI 스택'에 있다고 평가했다. 주요 계열사가 로봇·센싱·배터리·기업용 AI 등 관련 역량을 갖춰 AI가 현실 세계로 확장될수록 사업 간 시너지가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LG-엔비디아 협업/그래픽=김지영

양사는 피지컬 AI 개발부터 현장 배포까지 전 과정에서 협력한다. LG는 엔비디아의 휴머노이드 파운데이션 모델 '아이작 그루트'(Isaac GR00T)와 통합 안전 시스템 '헤일로스 포 로보틱스(Halos for Robotics)'를 기반으로 차세대 이족보행 휴머노이드를 개발 중이다. 고성능 로보틱스 컴퓨팅 플랫폼 '젯슨 토르'도 탑재한다. 내년 1분기 공개가 목표다.

휴머노이드에는 LG전자의 엑추에이터, LG이노텍의 센서,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등을 적용한다. LG는 연내 휠 기반 가정용 로봇 'LG 클로이드'를 미국 테네시 공장 세탁기 생산라인에 투입해 실증(PoC)하고 향후 가정·상업 공간 등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LG CNS의 로봇 플랫폼 '피지컬웍스'를 기반으로 로봇 데이터 팩토리 구축에서도 협력한다. 데이터 수집·생성부터 학습·검증을 반복하는 체계를 현장에 구현하고, 확보한 데이터와 실증 경험은 LG가 자체 개발 중인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고도화에 활용한다. 양사는 기술·사업 전문가로 구성된 TF(태스크포스)를 꾸려 R&D(연구개발)와 현장실증, 사업화 전반에서 협력할 예정이다.

엔비디아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을 기반으로 2027년 상반기 LG의 냉각·전력·IT(정보기술) 기술을 적용·검증하기 위한 레퍼런스 사이트도 구축한다. 2028년 상반기에는 충남 천안에 80MW(메가와트) 규모로 확대 구축한다. 프리패브(Prefab) 모듈러 설계로 건축 기간을 20% 이상 단축한다는 계획이다. AI 팩토리는 피지컬 AI와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고도화에 활용한다.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엔비디아의 하이페리온 플랫폼에 LG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차량용 소프트웨어 역량을 결합해 차세대 AIDV(인공지능정의차량)용 고성능 컴퓨팅(HPC) 플랫폼 개발을 추진한다. 자율주행 기능과 차량 내 AI 서비스를 통합한 차세대 차량용 솔루션을 글로벌 완성차(OEM) 고객에게 제공하고 새 성장 기회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구 회장은 "양사의 협업이 속도를 내면서 AI 팩토리, 피지컬 AI, 모빌리티 분야에서 함께 할 과제가 명확해졌다"며 "산업을 선도하는 레퍼런스 구축을 통해 AI 확산을 가속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5일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의 한 고깃집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이른바 '삼소(삼겹살·소주) 회동' 도중 시민들에게 간식을 나눠주다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06.05. xconfind@newsis.com /사진=조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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