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에게 정확히 꽂힌다" 천무 쏴본 나라의 감탄…이동도 빨랐다

김도균 기자
2026.08.22 08:30

[K방산 체크리스트]⑤ 천무

천무 운용 가능 탄종/그래픽=김지영

"예상했던 것보다 정확성이 뛰어나고 전력화가 매우 빨랐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다연장로켓(MRLS) '천무'를 운용 중인 한 국가 관계자가 내놓은 평가다. 이름 그대로 여러 발의 로켓을 하늘에 쏘아 올리는 천무는 '많이 쏘는 무기'에서 '멀리, 정확하게 때리는 무기'로 진화했다. 여기에 교육·기술지원·군수지원까지 포함한 전체 사업 수행 능력도 천무의 장점이다.

'강철비'에서 정밀타격 무기로…천무의 진화

천무는 적의 핵심 지역을 단시간에 타격할 수 있는 국산 다연장로켓체계다. 여러 발의 로켓을 한꺼번에 발사하는 다연장로켓의 기본 특성에 정밀유도 기술과 장거리 타격 능력을 더했다.

천무의 가장 큰 경쟁력은 다양한 탄종을 하나의 발사체계에서 운용할 수 있다는 데 있다. 130㎜ 구룡로켓, 최대사거리 80㎞의 230㎜급 유도탄을 비롯해 최대사거리 160㎞, 290㎞ 또는 그 이상의 유도탄도 함께 운용할 수 있다. 고객이 작전 환경과 타격 목표에 따라 필요한 화력을 선택할 수 있는 셈이다.

특히 천무는 무조건 많은 탄을 쏘는 것보다 필요한 표적을 정확하게 타격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유도탄에 정밀유도 기술을 적용해 장거리에서도 높은 명중률을 확보했고 이를 통해 적의 포병 진지나 지휘시설 등 주요 표적을 효과적으로 타격할 수 있도록 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해외 고객들이 가장 높게 평가하는 부분 중 하나가 정밀 타격 능력"이라며 "장거리 정밀타격이 중요해지는 현대전에서 정확성은 전투 효율뿐 아니라 탄약 운용 효율을 높이는 핵심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짧은 시간에 많은 화력을 뿜지만 발사 위치가 노출될 수 있는 다연장로켓의 한계는 기동성으로 보완했다. 천무는 차륜형 차량에 발사대를 얹은 형태로 최고 시속 약 80㎞로 이동할 수 있다. 사격 지점에 도착한 뒤 약 7분 이내에 첫 발사를 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공격을 마친 뒤 신속하게 자리를 옮겨 적의 반격을 피할 수 있는 구조다.

천무가 운용하는 탄종./사진제공=한화에어로스페이스
발사대 넘어 탄약·군수까지…'패키지 수출' 전략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발사체계뿐 아니라 유도탄과 탄약, 교육훈련, 군수지원(MRO)까지 묶은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방산 무기는 한 번 구매하면 수십 년간 운용해야 하는 만큼 장비 자체의 성능뿐 아니라 '얼마나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느냐'도 중요한 경쟁력이 되기 때문이다.

다른 무기체계와 연계한 패키지 수출 전략도 눈에 띈다. 대표적인 사례가 폴란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2년 폴란드와 천무 발사대와 유도탄 등의 공급을 위한 기본계약을 체결했다. 같은 해 11월 천무 발사대 218대와 유도탄 등을 공급하는 약 5조원 규모의 1차 실행계약이 체결되면서 천무는 유럽 시장에 처음 진출했다. 이후 2024년에는 천무 72대와 유도탄을 공급하는 약 2조원 규모의 2차 실행계약도 성사됐다.

폴란드는 K9 자주포를 대규모로 도입한 데 이어 천무까지 확보하면서 한국산 포병체계를 함께 운용하게 됐다. K9이 포탄을 이용해 기동하며 화력을 투사한다면 천무는 로켓과 미사일로 더 먼 거리를 타격한다. 두 체계를 함께 운용하면 서로 다른 사거리와 화력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다연장로켓(MRLS) 천무./사진제공=한화에어로스페이스
설원에서 사막까지…글로벌 장거리 화력 시장 정조준

천무의 수출 전선은 북유럽을 중심으로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지난 1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노르웨이 국방물자청과 천무 16문과 유도미사일, 종합군수지원 등을 포함한 1조3000억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단순히 발사대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유도미사일과 종합군수지원 등을 포함한 '풀패키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무엇보다 노르웨이 시장에서 천무는 미국의 고기동다연장로켓시스템(HIMARS)과 경쟁했다. 유럽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이 미국산 체계와 경쟁한 끝에 한국산 다연장로켓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K방산의 위상을 보여주는 사례다.

에스토니아도 빼놓을 수 없다. 에스토니아는 지난해 12월 천무 6문과 3종 미사일을 도입하기로 계약한 뒤 불과 5개월 만에 3문을 추가 도입했다. 성능은 물론 약속한 일정에 맞춘 납품, 높은 신뢰성, 교육과 군수지원을 포함한 체계적인 후속지원, 고객 요구에 대한 신속한 대응이 종합적으로 평가받은 결과다.

지정학적 불안으로 장거리 정밀화력 수요가 늘고 있는 중동은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공들이고 있는 시장이다. 이란 전쟁 등 안보 이슈가 격화하면서 기존 전력 현대화와 함께 장거리 화력체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단순한 제품 판매가 아니라 현지 생산, 기술협력, 장기 군수지원 등을 포함한 맞춤형 사업 모델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 최대 민간 방산기업인 WB그룹과 다연장로켓 천무의 유도탄 생산을 위한 현지 합작법인(JV) 설립에 최종 합의했다./사진제공=한화에어로스페이스
완제품 수출에서 현지 생산으로…'K방산'의 새로운 도전

천무는 완제품을 수출하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현지 공동생산 체제로의 전환을 시작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최근 폴란드 방산기업 WB그룹과 합작법인을 세우고 천무 유도탄의 현지 생산을 위한 공장 건설에 들어간 것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WB그룹이 각각 51%, 49%의 지분을 보유한 합작법인이 생산을 맡는다. 단순 조립을 넘어 현지 부품 적용과 생산까지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천무의 수출 방식이 완제품 공급에서 현지 생산과 산업협력을 결합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단순히 무기를 공급하는 기업이 아니라 고객과 함께 장기간 전력을 발전시키는 전략적 파트너를 지향하고 있다"며 "현지 생산과 기술협력, 장기 군수지원 등을 통해 고객과의 신뢰를 더욱 강화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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