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홀이 탐지됐습니다"… 통신망 위험물 찾는 '매눈'

구자윤 기자
2026.09.02 04:00

SKT '톺다' 체험해보니
업무차량에 탑재한 AI 카메라, 실시간 영상분석·안전점검
석달간 시범운영 중 3건 예방… "위험업무에 AI 보완 초점"

"저희도 이 맨홀이 있는 줄 몰랐는데 지금 실시간으로 탐지됐습니다."(SK텔레콤 연구원)

경기 성남시 도로를 달리던 SK텔레콤(SKT) 업무차량에 탑재된 카메라가 맨홀을 발견했다. 조금 더 달리자 작업차와 포클레인도 잇따라 화면에 잡혔다. SKT가 1일 선보인 AI(인공지능) 기반 통신망 안전점검 솔루션 '톺다'가 차량 주변을 살피고 위험요소를 찾아내는 현장이다.

SK텔레콤 연구원이 1일 경기 성남시 일대에서 AI(인공지능) 기반 통신망 안전점검 솔루션 '톺다'가 설치된 차량으로 솔루션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 제공=SK텔레콤

톺다는 '샅샅이 훑어본다'는 뜻의 순우리말로 업무차량에 AI 카메라를 달아 통신망 주변을 점검하는 기술이다. 차량이 이동하는 동안 주변을 촬영하고 AI가 영상을 분석한다. 포클레인 등 공사장 중장비부터 늘어진 통신선 등 문제가 될 수 있는 11가지 요소를 찾아낸다.

5~8월 수도권에서 차량 6대로 시범운영한 결과 주요 유선망 구간의 절반을 한 차례 이상 점검했다. 이 과정에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요소 17건을 발견했고 이 가운데 3건은 예방조치했다. SKT는 차량을 늘려 점검범위를 2027년 70%, 2028년 90%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AI를 활용하는 이유는 사람이 일일이 살피기에는 통신시설이 너무 많아서다. SKT가 관리하는 광케이블은 약 20만㎞로 지구를 5바퀴 돌 수 있는 길이다. 통신선 등이 설치된 전봇대(전주)는 235만개, 광케이블을 연결하는 함체도 66만개에 달한다. 특히 도로공사 중 포클레인이 땅속 광케이블을 끊으면 대규모 통신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이상진 SKT 유선설비솔루션팀장은 "포클레인이 광케이블을 한 번 끊으면 피해규모가 상당히 크다"며 "빨리 위험을 알아내 단선사고를 막아야 한다는 절박함이 묻어 있는 솔루션"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차량이 약 15분간 3.06㎞를 달리는 동안 톺다는 촬영영상 2959장을 분석해 맨홀과 중장비 등 44건을 찾아냈다. 포클레인을 발견하면 실제로 땅을 파고 있는지도 살핀다. 이날 포착된 포클레인은 작업 중이 아니어서 위험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됐다. 공사장비가 있다고 무조건 위험하다고 보는 게 아니라 실제 작업 여부와 주변 통신망 위치 등을 함께 따지는 것이다.

SKT는 지난 5년간 모은 현장사진 2만2000장을 AI에 학습시켰다. 이를 통해 위험요소를 찾아내는 정확도를 2024년 65%에서 올해 88%까지 높였다. 내년 목표는 95%다.

SKT는 사람이 직접 점검하기 위험한 터널 안 통신설비에도 톺다를 적용할 계획이다. 앞으로 가스·전력·송유관 등 다른 산업시설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복재원 SKT 네트워크운용담당은 "사람을 대체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지 않다"며 "사람이 하기 위험하거나 일일이 확인하기 어려운 점검업무를 AI가 보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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